동우회 소식
<길 따라 오름 따라 067> 소득증대를 위한 노력 - 거린오름
 김승태
 2009-11-09 20:09:33  |   조회: 6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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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안덕면은 2009년 희망근로 프로젝트사업의 일환으로 동광리 소재 북오름에 500m의 산책로 개설, 미끄럼 방지를 위한 타이어매트 설치, 쉼터 등을 마련했으며, 거린오름에는 1,000여 그루의 매실나무를 심어 매실나무단지화를 꽤해 앞으로 지역 주민들의 소득 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축제와도 연계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근 들어 육체적, 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려는 웰빙(well-being)의 영향으로 오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오름 트레킹을 즐기려는 관광객과 도민들이 날로 증가하고 있음은 사실이다. 이와 때를 맞춰 주민들의 소득을 증대시키려는 방안을 오름에 연계시킴은 신선함을 주고도 남음이 있다.

거린오름(了岳 丫岳 傑人岳 巨麟岳 巨人岳, 안덕면 동광리 산 94번지, 표고 298.2m 비고)은 평화로(1135번)와 한창로(1116번) 등이 만나는 동광육거리에서 서광리 쪽으로 1.0km를 가면 기슭에 도착할 수 있다.

오름의 모양새가 거리어져(갈리다의 제주어) 있어 거린오름, 이를 한자로 대역하여 아악(丫 : 두갈래 길, 가닥나다+岳), 요악(了 : 마치다+岳), 걸인악(傑人岳), 거린악(巨麟岳), 거인악(巨人岳) 등으로 표기하고 있다.

여느 오름도 다 그렇지만 거린오름에서는 더욱 보는 방향에 따라 오름의 모양새가 다르게 나타난다. 그 까닭은 두 봉우리 사이를 말굽형 굼부리가 길게 이어지면서 두 개의 오름으로 구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두 봉우리는 하나의 오름이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마을 사람들이 편의상 굼부리를 중심으로 남쪽은 거린오름, 그리고 북쪽은 북오름(그 모양이 북과 닮았다 해서, 또는 북쪽에 있다고 해서)이라 나눠 명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 오름의 형체는 둥그스레하면서 민틋한 잔디밭을 이루고 있고 듬성듬성 소나무가 자라나고 있다. 제주 서부 지역 오름들 중에서 잔디의 질만을 따진다면 가장 빼어나다. 또한, 이 오름에서 보는 한라산의 형상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명품을 연출한다. 비고가 낮을 뿐 아니라 등성이도 완만하여 학생에 비유한다면 유치원생 같은 질박함을 지니고 있다.

예전에는 마을 공동 목장으로 이용되었으며 매년 2~3월에는 마소의 방목을 위해 들불도 붙여졌었다. 현재도 오름 일부가 목장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잔디가 곱게 자라나고 있다. 푹신푹신한 천연 잔디는 최고급 골프장 이상의 멋을 제공하고 있다. 남서쪽 기슭에는 마을 공동묘지가 조성되어 있으며 정상 부근의 송이는 언제 채취해갔는지 모르지만 그 잔흔은 큰 상처로 남아있어 오름을 찾는 이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편, 이 오름은 지세와 지형이 군사 훈련용으로 적당하여 예전에는 이웃한 모슬포 주둔 군부대에서는 군인들을 이 곳까지 행군시켜 진지를 구축하게 하고 분, 소대 전투 훈련장으로 이용하기도 했었다.

한편, 북오름에 개설된 산책로는 오름 둘레길, 정상으로 가는 길, 북오름 가는 길로 구분 지으면서 거린오름과 연결시켜 놓았다. 서서히 저물어 가는 가을에 산책길(북오름)과 민틋한 등성이(거린오름)를 오르내리면서 오름 트레킹의 묘미를 맘껏 즐겨보도록 하자.
2009-11-09 20: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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