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길 따라 오름 따라 070> 오름의 이름 - 산새미
 김승태
 2009-12-03 18:55:46  |   조회: 6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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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산록도로(평화로변 어음1리교차로~5.16도로변 산록도로 입구) 길가에는 산새미오름을 비롯해 궷물오름, 큰노꼬메 등의 오름 표석들이 세워져 있었다. 그 중 산새미오름의 안내문에는,
“산세미오름(活川岳) … 오름 남서쪽에 샘이 있는데, 생수(生水), 끊임없이 솟아나는 세미(세미는 샘의 제주어) 있는데서 산세미오름(活川岳)이라 하였다. 북쪽으로 벌어져서 약간 패어내린 말굽형 화구를 가진 이 오름은 북쪽에서 볼 때 세 봉우리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인다. 이로 인해서 삼심봉(三心峰) 또는 산심봉(山心峰)이라 했다 하나 이는 산세미오름을 잘못 이해해서 쓴 것이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안내문을 보면서 '새미(샘+이)'를 '세미'로 오기(誤記)함은 그렇다 하더라도 '산새미'를 '활천악(活川岳)'으로의 대역은 누구의 발상인지?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생수-끊임없이 솟아나는 물'이라 해서 활천(活川)으로 표현한 것 같은데, '산새미'의 '산'은 '살아있음'이 아니라 '산(山)'이라야 그 의미가 맞게 전달될 것이다.

즉, 제주의 오름들 중에 샘이 있는 오름은 ‘새미오름’으로 표기해야 할 것이다. 15세기 중세국어에서는 '쇰(ㅗ는 아래아) : 물이 솟아나는 곳)에다 격조사 '이'를 덧붙여 연철(이어쓰기)를 하였다. 즉, 쇠(ㅗ는 아라아)미'로 표기했는데 이는 오늘날의 '샘이'가 되는 것이다.

산새미오름(삼산이 山心峰 三山岳 活泉岳, 애월읍 고성리 산 127번지, 표고 651.6m, 비고 102m)은 평화로(1135번)와 산록도로(1117번)가 만나는 어음1리교차로에서 1100도로(1139번) 쪽 6.9㎞ 지점(1100도로변의 어승생삼거리에서는 4.1㎞임) 오른쪽에 천아오름신엄목장의 표지석과 오름 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오를 수 있다.

오름 자락에 샘이 있음에 연유하여 산새미, 봉우리가 셋이라는 데 삼산(三山)+이, 한자로는 산심봉(山心峰), 삼산악(三山岳)이라 하고 있다. 오름 입구에는 오름 표지석과 1996년에 세운 천아오름신엄목장 안내석이 각각 세워져 있다. 기슭에 들어서서는 1988년 3월에 세운 고려 충신 김수(金須) 장군의 유적지를 알리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광산 김씨(光山金氏) 제주 입도조 김윤조(金胤祖)의 증조부인 김수(金須) 장군은 삼별초란(1271년) 때 관군(官軍)의 부장(副將)으로 제주도에 건너와 분전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런 까닭으로 구좌읍 김녕리 소재 괴살메 기슭에 위치한 김윤조(金胤祖)의 묘소 앞에 4.2m 높이의 김수(金須) 장군의 사적비(1988년 3월 제막)가 세워져 전통 있는 가문의 내력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드넓은 목장에 우뚝 서 있는 이 오름은 큰 몸집에다 모든 비탈에는 주로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자라나고 있다. 이름에 걸맞은 천연의 연못이 북동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으며 등성이에는 울타리를 두른 가족묘지들도 조성되어 있고 정상부의 석곽묘는 이색적인 모습이다.

'산새미오름' 표석은 어떤 단체(또는 기관)에 의해 세웠는지 모르지만 ‘산세미오름’은 ‘산새미오름’으로, 오름 유래와는 동떨어진 활천악(活川岳)의 표기 또한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2009-12-03 18: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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