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걸어제 제주 속으로 (1100도로편 1)
 김승태
 2010-02-02 11:39:21  |   조회: 6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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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autumn)은 천문학적으로는 9월 23일 추분부터 12월 21일 동지까지를 말하나, 24절기(節氣)로는 입추(8월 7일경)부터 입동(11월 7일경) 전까지를, 기상학에서는 이보다 조금 늦추어서 보통 9∼11월을 가을이라고 한다. 이 시기는 청명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오곡백과가 익어가고 온 산야는 오색 단풍으로 수를 놓는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제주에는 제15회 서귀포칠십리축제를 시작으로 제48회 탐라문화제, 제16회 제주억새꽃축제, 제6회 제주마축제, 제8회 대정고을추사문화예술제 등 다양한 축제들이 제주 전역에서 열리고 있다.

오름오르미들 창립 10돌을 기념하는 '걸어서 제주 속으로'가 지난 3~5월에 이뤄진데 이어 그 2를 이어감도 의미있을 것 같다는 제안에 따라 10~11월 중 4일에 걸쳐 ‘걸어서 제주 속으로 2(부제 한라산을 넘어서)’를 1100도로와 5․16도로에서 갖기로 했다. 1100도로는 제주시 오라오거리에서 한라산 1,100m를 정점으로 하여 서귀포시 중문동을 잇는 지방도로(길이 36.6㎞, 너비 10m / 왕복 2차로 33.7㎞, 왕복 6차로 2.9㎞)이다.

1968년 7월 정부는 폭력배 일제 소탕령을 내렸고, 이 때 잡힌 폭력배들을 교화하기 위해 이른바 ‘국토건설단’이란 이름으로 국내 각 건설현장에 배치하였는데 제주도에도 500명이 할당되어 현재의 어승생저수지 부근에 천막을 쳐서 이 도로를 건설하는데 투입되었었다. 착공 6년 만인 1973년에 완공(총공사비 6억 4,200만 원)된 이 도로는 1100m 고지를 지나간다 하여 1100도로라 명명(한라산 제2횡단도로라고도 함)된 국도 제99호선이었으나 제주도가 특별자치도가 되면서 지방도 1139호선으로 변경되었다.

이 도로는 한라산의 동쪽 산허리를 횡단하는 5․16도로(한라산 제1횡단도로)와 함께 제주특별자치도를 남-북으로 이어준다. 제2우회도로(종전의 16번 국도)와는 제주시에서 1.6㎞ 구간이 중복되며, 해안 경승지를 지나가는 제1우회도로(종전의 12번 국도)와 연결된다.

도로 기점 근처에는 제주국제공항이 있고 종점 가까이에 천제연폭포․중문관광단지와 중문해수욕장이 있다. 제주도의 식수원인 어승생수원지․아흔아홉골․제주10경의 하나인 영실기암 등의 명소와 연결되며, 노형동을 지나는 구간에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도깨비도로가 있다. 또한, 겨울철 설화(雪花)는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1978년 2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제주도 연두 순시차 이 도로를 지났는데 이 절경에 취해 자동차에서 다섯 차례나 내려 손수 사진을 찍으며 감탄했다는 일화는 지금도 전해오고 있다.

한편, 이 도로는 1969년 4월에 국도 지정 후 1974년 6월부터 유료도로였다가 1982년 12월에 5․16도로와 함께 폐지되었다. 제1횡단도로와 마찬가지로 지역사회가 균형 있게 발전하는 데 기여했으나 평화로가 개설된 이후에는 주로 관광 및 한라산 등산객(어리목/영실)들이 이용하고 있다. - 두산백과사전 및 제주도지 참조

'걸어서 제주 속으로 2’의 제1일은 10월 11일이었고, 오라오거리에서부터 1100고지휴게소까지였다. 주거리는 21.5 Km, 보조거리 1.0km를 포함해 모두 22.5km였으며 소요시간은 5시간 50분이었는데 그 여정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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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오거리(08:35) - 제주공항입구(08:50) - 제주일보사/남녕고(09:09) - 노형로터리(09:19) - 제주우편집중국(09:32) - 수목원입구/돌공원(09:55) - 제주시우회도로갈림길(10:08) - 제주도립미술관(10:24) - 신비의도로(11:00) - 산록도로갈림길(11:41) - 충혼묘지입구(11:55) - 산악인김진현기념비(12:02) - 어승생저수지(12:05) - 어승생소공원(12:13) - 천아수원지입구(12:24) - 어리목입구(13:16) - 한밝교(13:21) - 영송(13:50) - 삼형제오름입구(14:20) - 산악인고상돈기념비(14:22) - 백록상/1100고지휴게소/1100고지습지(14:25)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 들으며 / 가볍게 가을을 날으고 있는 / 나뭇잎, / 그렇게 주고받는 / 우리들의 반짝이는 미소(微笑)로도 / 이 커다란 세계를 넉넉히 떠받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 믿게 해 주십시오. ….”로 시작되는 정한모의 ‘가을에’가 아니더라도 가을은 늘 우리들을 설레게 하는 것 같다. 파아란 하늘이, 살랑거리는 바람이, 코발트빛의 바다가, 온 산야를 물들이는 단풍이 사람들의 마음을 붙잡고 있는 것 같다. 제주시 도심지를 벗어나면서부터 목적지 1100고지휴게소까지의 그 길을 쉬엄쉬엄 거닐면서 한라산 품 속으로 흠뻑 빠져듦은 제주의 또 다른 매력임이 분명하였다.
(2009. 10. 11.)
2010-02-02 11: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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