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걸어서 제주 속으로 2(제2산록도로편 2)
 김승태
 2010-03-12 10:03:19  |   조회: 6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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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면서 전국은 꽁꽁 얼어붙었다. 제주 산간에는 지난 18일 07:00시를 기해 대설경보가 발효되었고, 한라산에는 50cm 이상의 많은 눈이 내리면서 나흘째 입산 통제를 하고 있다.

'걸어서 제주 속으로 2'의 제7일째인 12월 20일에는 제2산록도로와 1100도로(1139번)와 만나는 탐라대사거리에서부터 제2산록도로와 5.16도로가 만나는 선돌/선덕사입구까지였다. 본래 계획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1100도로를 오가는 중문행 버스를 타고 출발지인 탐라대사거리까지 가기로 했었다. 그런데 폭설로 인해 이틀째 버스 운행이 통제되면서 부득이 5.16도로행 버스를 이용해 서귀포버스터미널까지 가서 회수행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탐라대사거리까지 가기로 수정했다.

어렵사리 서귀포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할 즈음에 민님으로부터의 전갈은 차량을 운전해 가족들과 함께 평화로를 따라 탐라대사거리로 가는 중이라는 것이었다. 서로 시간을 조율해 하원사거리에서 상면하고 탐라대사거리로 이동했는데 따뜻한 지역이라서 그런지 차량 운행에 큰 지장이 없었고 출발지에는 예정보다 1시간 30분 정도 늦은 시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온 세상은 은백색의 하얀 눈으로 뒤덮였고, 세찬 북서풍에 휘날리는 눈발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휘몰아치는 눈보라에 간혹 앞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출발 1시간이 지나면서는 눈 내림은 그쳤고 바람은 잦아들었으며 언제 그랬냐듯이 눈구름 대신에 파란 하늘이 곱게 드리워졌다.
주거리는 14.1Km, 보조거리 0.1km를 포함해 모두 14.2.km였으며 소요시간은 3시간 48분이었는데 그 여정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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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대사거리(10:37) - 제1산록교(10:43) - 제2산록교(10:430) - 제3산록교(11:08) - 제4산록교(11:29) - 제5산록교(11:29) - 삼다표고입구(11:47) - 제6산록교(11:54) - 호근북로입구/영천사입구(12:10) - 제2산록도로삼거리/쉼터(12:40) - 점심/살오름입구(13:26) - 인정오름입구(13:37) - 제7산록교(13:46) - 용주사입구/제8산록교(14:04) - 우리들CC(14:10) - 제9산록교(14:17) - 5.16도로(14:25)

다시 한해가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다. 한해가 저물면 먹고 싶지 않아도 꼭 먹어야만 하는 나이, 그 나이를 먹음을 어떻게 풀이해야 할까? '나이가 들면서'란 어떤 글에서는, "눈이 침침한 것은 필요 없는 작은 것은 보지 말고 필요한 큰 것만 보라는 것. 이가 시린 것은 연한 음식만 먹고 소화 불량 없게 하려 함,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은 필요 없는 작은 말은 듣지 말고 필요한 큰 말만 들으라는 것,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운 것은 매사에 조심하고 멀리 가지 말라는 것,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은 멀리 있어도 나이 든 사람인 것을 알아보게 하기 위한 조물주의 배려, 정신이 깜박거리는 것은 살아온 세월을 다 기억하지 말라는 것"이란 구절이 문득 떠오른 하루였다.

우리네 인생,
젊을 때랑 눈보라가 치더라도 마무리하는 장, 노년에랑 눈구름 대신 오늘처럼 고운 파아란 하늘이 드리운다면 얼마나 좋을까?
(2009. 12. 20.)
2010-03-12 10: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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