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육아일기 12] 사투리 교육의 딜레마
 타잔
 2010-07-18 12:05:41  |   조회: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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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6개월 된 내 딸 은아는 언어습득 속도가 제법 빠른 것 같다.(물론 아빠로서 기대감도 작용했겠지만)

올해 초이던가. 하루같이 은아는 주전부리로 “아~꾸” “아~꾸”를 사달라고 졸라댔다. 그녀의 아~꾸는 다름 아닌 아이스크림. 아~꾸란 발음은 약 한 달 간격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아~꾸가 아이꾸로, 다시 아이꾸림으로 제소리에 가까워지더니, 요즘 아이수꾸림으로 변화했다. 아닌 게 아니라 누가 들어도 아이스크림으로 인식할 정도다.

집에서, 거리에서, 바다에서 쉼 없이 말 교육에 전념해온 나의 성과이리라.

두 음절을 넘지 못하던 은아의 언어체득 범위는 이제 서너 음절을 거뜬히 넘어 다섯 음절이상으로 발전한 게 분명하다.

그런데 은아의 말이 늘수록 새로운 걱정이 하나 생겼다. 비단 나만이 아닌 도민 아빠엄마의 공통된 고민거리이리라. 바로 제주방언 학습 말이다.

제주방언의 소중한 가치야 익히 알건만 딸아이가 방언을 내뱉는다면 왠지 촌스러움부터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을 터다.

얼마 전 나와 드라이브를 즐기던 은아가 목장근처에서 “낭” “낭” 하고 말하는 게 아닌가. 앗! 요놈이 사투리를 구사하는구나, 내심 우려됐다.

실제 은아가 자주 접하는 장모님은 제주방언을 제대로 구사하는 분이 아니던가.

다행히 기우였다. 은아의 ‘낭’은 ‘양’의 부정확발음이었다. 물론 사투리는 가르칠 거다. 단, 조건은 그에 상응하는 표준어를 먼저 알고부터라는 것이다.
2010-07-18 12: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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