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날아온 봉우리에 올라서다
 김승태
 2010-08-01 09:19:50  |   조회: 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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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오르미들 창립 10돌을 기념하는 ‘걸어서 제주 속으로’가 2009년도에 ‘1(해안가를 따라 제주 섬 한 바퀴), 2(한라산을 넘어서)’를, 2010년 상반기에는 ‘중산간도로를 따라서’란 부제(副題)의 3이 이어졌다. 지난 2월 28일 시작해 4월 24일까지 중산간도로를 9구간(가파도청보리축제 포함)으로 나눈 ‘걸어서 제주 속으로 3’은 총거리 192.8km(주거리 177.1km, 보조거리 9.7km), 참가 연인원은 50명이었다.

1년 전 어린이날에는 한라산 정상에서 ‘걸어서 제주 속으로 1’을, 그리고 1년이 지난 제88회 어린이날에는 ‘날아온 봉우리’ 비양도에서 그 3을 마무리하였다. 감회만을 따진다면 한라산과 견줄 바는 아니지만 그 의미와 가치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비양도 한 바퀴를 거닌 후 ‘날아온 봉우리(飛揚峰)’에 올라섰다. 한라산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금오름을 중심으로 제주 서부 일대는 확연히 확인할 수 있었다. 오름과 오름을 기점으로 가상의 중산간도로를 연결시켜 그 길가마다에 남겨졌을 발자취 하나하나를 더듬어 봄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비양봉은 두 개의 굼부리가(암메) 있음으로 인해 큰․족은암메, 1002년 화산 활동 때 생성되어짐에 연유하여 비양봉(飛揚峰 : 날아온 봉우리), 또한 가재라고도 불려지나 이의 유래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오르미단상 ‘섬에서 섬으로’(2001. 06. 17.)에서,
“… 비양도(飛揚島)는 한림항으로부터는 약 5km, 협재리로부터는 약 3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 섬은 동∼서 간의 길이가 약 1.020m, 남∼북 간 길이가 약 1.130m이며, 그 형태는 원추형으로 해발 114.1m의 비양봉이 최고봉이다. 서북∼남서 방향의 아치형 능선을 중심으로 동∼북 비탈이 남∼서 비탈보다 가파른 경사를 이루고 있는데 협재리와 마주보는 해안의 <압개포구>를 중심으로 60여 가구에 180여 명이 살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쪽빛의 바다를 시원스레 달려가는 ‘비양호’는 출발 10여분 만에 비양리 포구에 다다랐다. 첫눈에 띤 게 두 개의 송덕비. 이 비는, 1965년에 전국 최초로 협재∼비양도간 2km에 달하는 해저 수도를 시설해 주민의 식수 문제를 해결해 준 당시 허승룡(許承龍) 전제주방어사령관과 김태진(金泰秦) 전북제주군수의 송덕을 기리기 위한 것인데 30여 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면서 해수 염분과 풍화 작용에 의해 훼손되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주민들이 1998년 10월에 재건립했다는 기록을 담고 있었다. (중략)
80여 종의 해조류, 국내 유일의 비양나무 자생지(제주도 기념물 제48호), 애기업은돌의 전설, 섬 북동쪽에 고인 <펄랑못>, 그리고 원형 굼부리의 위용을 자랑하는 비양봉과 뱃길을 안내하는 등대가 아니더라도 비양도에는 바다를 벗삼아 해산물을 캐는 20여 명의 해녀들과 어로 작업을 위해 부지런히 그물을 엮는 주민들이 있기에 외롭지 않는 것 같다. (하략)“라고 피력하였었다.

‘걸어서 제주 속으로’는 무엇을 남겨주고 있을까? 좀 더 가까이에서 제주 문화의 이해, 걸음이 주는 가르침의 체득, 지난날들에 대한 자성(自省)과 살아갈 날들에 대한 나름대로의 설계로 귀착시킬 수 있을 것 같다. 한라산 정상을 회전축으로 하여 가상의 기다란 고무줄을 허리춤에 매고 9일 동안 ‘줄였다 늘였다.’를 반복하는 것만 같았던 중산간도로의 거닒에는 제주인의 삶의 단면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마을들이 있었다. 그리고 2009년도 2월 28일의 가파도, 8월 16일의 사려니숲, 12월 27일의 우도, 그리고 2010년도 4월 4일의 가파도 탐방 등은 ‘걸어서 제주 속으로’를 진행하는 데 멋진 촉매가 되고 있는 것이다.

“걸어서 ! 제주 속으로! - 제주 속으로! 걸어서! - 파이팅!!!”
(2010. 05. 05.)
2010-08-01 09: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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