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길 따라 오름 따라 016> 어느새 계절은 가을로 - 영주산
 김승태
 2008-09-16 23:06:09  |   조회: 5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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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중 하나인 추분(秋分, autumnal equinox)은, 천문학에서는 태양이 북에서 남으로 천구의 적도와 황도가 만나는 곳(秋分點)을 지나는 9월 23일 경을 일컫는다. 이 시기부터 낮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며, 밤의 길이가 길어진다. 농사력에서는 이 시기가 추수기이므로, 백곡이 풍성한 때가 된다.

그토록 무덥던 여름도 계절의 변화에는 순응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완연한 가을로 접어드는 요즘 영주산을 오르내리며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을 만끽해 봄은 오름의 멋에 흠뻑 빠져듦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영주산(영모루 瀛洲山, 표선면 성읍리 산18번지, 표고 326.4m, 비고 176m)은 표선면 성읍리와 성산읍 수산리를 잇는 서성로(1119번)변에 위치하고 있다. 이 오름은 ‘신선이 살아 신령스럽다.’ 하여 영모루라 불려졌는데 이후 한자로 영지(靈旨, 瀛旨)로 표기되다가 발음이 비슷한 영주로의 정착, 한라산의 분신으로 신산시(神山視)하는 데서 그 별칭이 쓰여 졌다는 설이 있다.

봉래산, 방장산, 영주산(우리 나라에서는 금강산, 지리산, 한라산)은 중국 설화에 나오는 삼신산으로 신선이 산다는 산이다. 영주산이란 이름이 무슨 연유로 해서 이 오름에 원용되었는지 그 까닭은 알 수 없으나 “옛날부터 이 오름 봉우리에 아침 안개가 끼면 비가 내린다.”라는 속설과 어느 부잣집 딸과 어머니 한 분을 모시고 사는 가난한 총각의 비련의 전설 ‘영주산과 무선돌’이 아니더라도 영검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오름이다. 동사면으로 오르다 오른쪽을 보면 광활한 목장, 왼쪽을 보면 성읍민속마을의 아늑함, 그리고 뒤돌아보면 일출봉을 중심으로 한 원경이 펼쳐진다. 이 정경은 어느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알프스산맥을 넘는 착각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그래서 오름은 오름이로구나 하는 외마디가 저절로 나온다.

동사면은 완만하고 풀밭이라 어느 방향으로도 오를 수 있지만 그 외 지역은 가파른 편이고 나무가 우거져 오르기가 힘들다. 내릴 때는 정상에의 삼각점과 경방초소를 거쳐 내려가면서 굼부리와 전설 속의 무선돌을 감상하는 것이 좋다.

서녘 기슭에는 바닥이 가마솥처럼 패였다 하여 가매소라고 불리는 못이 있는데 주변의 돌들과 어우러져 승경이 되고 있다. 남쪽 기슭에는 성읍리 공설묘지가 조성되어 있다. 이 오름은 어느 곳에서 보아도 그 모양새가 의젓함을 지니고 있으나, 특히 서성로변의 삼다도식당 부근에서 균형 잡힌 굼부리와 허공에 그리는 아스라한 지평선을 보는 게 가장 멋있는 것 같다.
2008-09-16 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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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경 2008-09-30 19:52:28
멋저요

3-6양민지 2008-09-30 15:57:26
내이름사칭하면죽는다 진짜짜증나짜증나짜증나

장형일 2008-09-30 13:49:00
가고싶구나!!!

임재범 2008-09-30 13:48:32
가고싶구나.

문경대 2008-09-30 09:06:57
수능 끝나고가야지 ㅋㅋ 같이갈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