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093) 한라산을 굼부리 안에 - 새미오름
 김승태
 2011-01-07 09:45:54  |   조회: 6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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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3일 동안 한라산에는 1m 이상의 적설량을 보였고, 해안가에도 많은 눈이 내려 그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잠정 피해액 40억 원) 국비를 지원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고, 제주 지역 골프장 27곳 모두 영업을 중단해 관광 업계에도 많은 손실을 가져왔다고 했다. '대한(大寒)이 소한(小寒)집에 놀러갔다가 얼어죽었다'는 일년 중 가장 춥다는 소한(6일)에는 또다시 대설주의보가 발효돼 연초부터 이어진 추위와 폭설은 제주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태풍과 홍수, 추위와 폭설 등의 기상 이변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혜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추위에 움츠려들지 말고 새미오름을 올라 눈 덮인 한라산과 제주시가지를 바라보면서 새해의 설계를 다시한번 점검해봄도 좋을 것 같다.

새미오름(紗帽岳 三義岳 三義讓岳, 아라동 산 24-2번지, 표고 574.3m, 비고 139m, 형태 원형)은 5.16도로(1131번)와 산록도로(1117번)가 만나는 곳(제주의료원)에서 제주산업정보대학 쪽으로 1.0㎞를 가면 제주경찰사격장 입구가 있으며 오름 쪽으로 350m를 더 가면 오른쪽에 등정로가 있다. 또한 산록도로변에서도 진입이 가능하다.

산정부에 샘이 솟아나서 새미오름이라 불려졌고 별칭으로 그 모양이 사모(紗帽)와 비슷하다 하여 사모악(紗帽岳), 삼의악(三義岳), 삼의양악(三義讓岳)은 새미오름의 한자 표기라 보아진다.

제주시가지를 한눈에 굽어보며 한라산을 굼부리 속에 포근히 감싸 안고 있는 오름이다. 정상 일부에는 묘들이 자리 잡고 있는 덕분에 풀밭을 이루고 있으나 모든 비탈에는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자라나고 있다. 남동쪽 비탈에서 정상까지 이어지는 등정로를 이용해서 오를 수 있는데 다소 가파른 편이다. 정상에는 경방초소와 삼각점이 있다.

남쪽으로 야트막하게 형성된 굼부리는 둥그렇게 원을 이루고 있다. 예전부터 명당으로 알려져 있어 기슭에는 꽤 많은 묘들이 자리 잡고 있다. 굼부리의 등성이는 한 바퀴를 돌 수 있으며, 안쪽에 이르면 이 오름의 이름을 낳은 샘도 발견된다. 솟아나는 양은 그리 많지 않지만 방목되는 마소들이 이용하고 있다.

5.16도로에서 이 오름을 보면 불쑥 솟아난 그저 평범한 오름이라 보아지나 산록도로의 관음사 쪽에서 보면 아늑한 굼부리에 머리를 잘라낸 원뿔형의 균형 잡힌 전형적인 오름의 모습이다. 그러나 남쪽 비탈 기슭의 송이 채취의 흔적은 정상 부근에까지 그 영향이 미쳐 붉은 속살을 드러내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 오름의 위치는 어림잡아 제주시가지와 한라산 중간쯤 되는데 한라산이 훨씬 가깝게 느껴진다. 제주시 쪽으로는 바로 아래에 제주대학교, 제주산업정보대학의 캠퍼스를, 멀리로는 사라, 도들오름을 잇는 선에 평화롭게 펼쳐진 제주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다. 계절에 따라 패러글라이딩 동호인들도 가끔 찾고 있다.

최근에 이 오름 정상을 중심으로 트레킹코스를 개발해 산책로 정비는 물론 안내문도 설치해 놓았다. 일제 시대 때 구축한 진지동굴을 비롯해 밤나무, 삼나무숲길과 고사리평원 등을 명명해 놓아 트레킹의 묘미를 더해주고 있다.
2011-01-07 09: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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