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097) 노루들의 운명 - 노리손이
 김승태
 2011-02-27 10:17:59  |   조회: 6669
첨부이미지
한라산의 명물인 노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이의 관리 방안을 놓고 관계당국이 고심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노루들이 밀렵 감시와 겨울철 먹이주기 운동 등 보호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그 개체수가 크게 늘어났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달 22일, 농민과 환경단체, 학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노루 실효적 관리 방안 도민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토론회에서 농민들은 농작물 피해를 주는 노루를 인위적인 방법으로 개체수를 줄여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환경단체들은 현재 보호 정책을 상당 부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고 한다.

이제 한라산의 명물로 자리매김한 노루, 보고에 의하면 제주의 노루 개체수는 약 1만 3천 마리로 추정하고 있고, 1997년 노루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처음 신고된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는 172㏊. 400여 농가가 피해를 신청을 했으며, 특히 피해가 심한 지역에서는 ‘유해조수’로 지정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제주의 오름들 중 노루와 관련된 오름은 제주시 봉개동의 큰노리손이와 족은노리손이, 제주시 애월읍의 큰노리와 족은노리, 그리고 제주시 연동의 노리손이가 있다. 포근해진 봄날에 노리손이를 오르내리면서 한라산의 잔설을 바라보며 노루에 대해 잠깐 생각해봄도 의미있는 일일 것 같다.

노리손이오름(노루생이 노리오름 獐岳, 연동 산 137번지, 표고 616.2m, 비고 136m, 형 태 말굽형)는 1100도로(1139번)와 산록도로(1117번)가 만나는 곳에서 탐라교육원 쪽으로 200m를 가면 왼쪽에 오름으로 연하는 길이 있으며(정상부까지 이어짐) 이를 따라가면(200m 지점에서 숲속 길을 오를 수도 있음 - 1단체 1오름 가꾸기 플래카드가 있는 곳) 정상에 이를 수 있다.

노리(노루의 제주어)+소다(쏘다의 고어)의 관형형 손+이로 분석되어 예부터 노루가 많아 노루를 사냥하기에 좋은 오름이라 한 데서 노리손이라 불려졌으며 같은 연유에서 노루생이, 노리오름, 한자로는 장악(獐岳)이라 표기하고 있다.

행정구역상 제주시 연동, 오라동, 해안동에 걸쳐 있는 오름으로 모든 비탈에 소나무를 비롯해 삼나무․측백나무 등이 조림되어 있어 사시사철 검푸르게 보이는 오름이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오름 입구에서 정상까지는 농사차가 다닐 수 있는 노폭으로 오름 허리를 잘라 빙 돌아가며 길을 만들어 놓았다. 북쪽으로 향한 말굽형 굼부리는 무성한 나무들로 인해 잘 확인되지 않는다. 정상은 평평한 풀밭을 이루고 있으나 자라난 나무들로 인해 제주시 쪽으로는 시야가 가려 있고 한라산 쪽으로는 아흔아홉골에서 어승생으로 연하는 지역을 조망할 수 있다.

제주의 오름들 중 동물을 형상화시킨 오름들을 대별하면 다음과 같다.
용(용눈이, 용머리), 범(좌보미), 소(쇠머리, 쇠기오름), 말(멀미, 우보오름), 돼지(돗오름), 개(모구리, 구두리, 개새끼, 갯거리, 개오름), 닭(이계오름), 고양이(괭이머르, 괴살메, 고이오름, 고냉이술, 괴오름), 쥐(서수머르), 살쾡이(이승이), 꿩(비치미), 매미(갑선이), 매(매봉), 제비(우진제비), 꾀꼬리(꾀꼬리), 솔개(남소로기), 박쥐(바굼지오름), 사슴(큰사슴이, 거린사슴, 녹하지악), 물소(서모), 가오리(큰개오리) 들이다.
2011-02-27 10:17:59
112.164.206.167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