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육아일기8> 이 여자가 사는 법!
 타잔
 2008-10-26 00:32:41  |   조회: 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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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아내가 아닌 한 여자와 동거하고 있다. 그녀, 보통내기가 아니다. 집안 분위기를 쥐락펴락 주무르긴 예사고 기분이라도 언잖을라치면 그야말로 집안을 초상집으로 만들어 놓고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와 난 '꼼짝마라'다. 이유는 차치물론하고, 우선 이 여자의 사는 법을 3가지 키워드로 정리한다.

#천방지축
이 여자, 덤벙거리기 대장이다. 그중에도 아무거나 입으로 빨아대길 좋아해서 집안 물건마다 온통 침을 발라놓는다. '제 것이라 우기려고 침이라도 발라놓는 건가?' 기쁠 땐 또 얼마나 날뛰는지 두팔로 나풀나풀 세상 하늘을 다 휘저어 놓는다. 그 에너지로 방안 구석구석 먼지라도 털면 좋으련만, 전혀 그러지는 않는다. 나나 아내의 어머니, 아버지를 만날 때도 주눅이라곤 전혀 들지 않고 오만가지 행패를 다 부린다. 어른들은 그녀의 성미를 맞추느라 안절부절 못하기 일쑤다.

#고집불통
이 여자, 도대체 개념이 없다. 남 생각이라곤 손톱 만큼도 하지 않는다. 아내가 설거지하느라 빠쁠 때도 제 배 고프면 무조건 '저만의 밥'을 달라고 투정부리며 연방 보챌 뿐이다. 다른 사람 입장은 일절 고려할 줄 모른다. 한번은 이런 경우도 있었다. 침대에 앉아있던 그녀가 바닥에 굴러떨어졌다. 제 실수면서도, 모든 게 우리 부부의 탓이라는 투로 세상 다 떠나갈 듯이 울어제꼈다. '황소고집'인 그녀의 울음보는 그칠 줄 몰랐고 우린 별의별 재롱을 다 떠느라 혼이 쏙 빠졌다.

#우이독경
그녀의 행동은 하나하나가 '쇠 귀에 경 읽기' 자체다. 내가, 아내가 어떤 말을 해도 도통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오로지 자기 본능에 충실하게 행동할 뿐이다. 같이 살기에, 필요에 따라 내가 조용히 하자고 말을 해도 이 여자는 일절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제 하던 짓을 그대로 연장할 뿐이다. 어떨 땐 그녀가 '국어'를 못하는 게 아닌지 강한 의심이 든다. 아닌게 아니라, 그녀는 '부부부부'하는 이상한 말을 즐겨쓴다. 간혹-진심인지는 몰라도-웃어보라고 할때 예쁘게 웃긴 한다.

그 여자란, 다름아닌 나의 예쁜 딸 은아다. 성인이라면 천방지축이요 고집불통이고 우이독경인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은 사실 마술과도 같다. 나와 아내를 꿈에 부풀게 하고 우리의 생활을 활력 넘치게 하기 때문이다.
2008-10-26 00: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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