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104) 희망의 숲길? - 금오름
 김승태
 2011-09-18 11:12:43  |   조회: 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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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읍 금악리 소재 금오름에 사업비 1억 2000만 원을 들여 자연친화적인 숲길 2.6㎞를 개설했다. 이는 금오름 둘렛길 구실을 하고 있는데 금오름 2~4부 능선 소나무 등 숲에 야자수매트를 깔아 산책과 자연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희망의 숲길'이라 명명한 이 길 안내문에는,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자 희망 프로젝트를 통하여 여기에 숲길을 만들고 숲길을 오르는 이들이 가슴에 담은 희망하는 일이 모두 이루어지길 바라며 이 길을 희망의 숲길이라 명합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금오름(거믄오름 今岳, 한림읍 금악리 산 1-1~2번지, 표고 427.5m, 비고 178m, 형태 원형-화구호)은 고조선 시대부터 쓰여 온 신(神)이란 뜻의 금(검, 감, 곰)+오름, 이를 한자로 금악(今岳)이라 하고 있는데 산록도로(1115번)와 한창로(1116번)가 만나는 이시돌목장 입구에서 금악리 쪽 1.0㎞ 지점(금악삼거리의 금악리 복지회관에서는 1.3㎞임)에 오름 입구가 있다. 입구에는 최근에 주차장(정자 포함)이 마련되어 있다.

이 오름은, 높이나 크기로 볼 때 제주도 서부 중산간 지역을 대표하면서 한림읍 금악리를 수호하는 오름이다. 보는 방향에 따라 남이나 북쪽으로는 원뿔꼴, 동이나 서쪽으로는 사다리꼴을 이룬다. 남, 북의 두 봉우리가 도드라지고 그를 잇는 동~서의 안부가 거의 평평한 능선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두 봉우리에 둘러 싸여 움푹 팬 타원형 굼부리는 절구(臼)처럼 생겼고 물이 고여 호수를 이루는데 이를 금악담(今岳潭)이라고 한다. 가뭄 때는 바닥을 드러내기도 한다.

굼부리의 바깥 둘레는 남~북으로 약 1.2㎞의 긴 타원을 이루고 있으며 표고는 428m다. 오름 북쪽 비탈을 제외한 각 비탈에는 해송과 삼나무가 조림되어 있고 비탈 안쪽에는 보리수나무 등이 듬성듬성 자랄 뿐 나머지 대부분은 완만한 풀밭을 이루고 있다. 일제 시대 지도에서부터 오늘날의 지도에까지 금오름․금악(今岳) 등으로 표기하고 있으나 예로부터 今勿吾音(금물오음)․黑岳(검은오름)으로 표기하여 왔다.

정상에는 KBS와 이동통신중계탑들이 세워져 있고 서~북쪽으로는 비양도에서 가파도에 연하는 기다란 해안선을, 남동쪽으로는 이시돌목장을 비롯한 여러 농장을 지나 한라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북쪽 능선에서 건너편의 능선을 바라보면 한라산 정상부만이 능선에 걸치면서 이중주를 이루고 있는데 그 모습은 자연이 빚어낸 명작품으로 손색이 없다. 원형 굼부리는 그 넓이가 약 9만 9,000㎡, 내지(內池)인 금악담(今岳潭)은 약 1만 6,500㎡으로 알려지고 있다. 계절에 맞춰 패러글라이딩 동호인들이 찾는 곳이며, 일부 등성이는 목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희망의 숲길'을 거닐면서 많은 걸 생각게 했다. 많은 예산을 들이면서까지 오름 등성이를 도려내어 길을 개설해야만 했을까? '좀 더 아름다운 세상 만들겠다'는 희망 프로젝트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금오름은 금오름 그 자체만으로도 탁 트인 사방의 조망과 멋진 굼부리의 조화가 찾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오름인데 무분별한 숲길 개설이 오히려 지녔던 희망도 사그러들어버리게 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2011-09-18 11: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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