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길 따라 오름 따라 024> 깊어가는 가을 - 한라산
 김승태
 2008-11-11 23:59:41  |   조회: 5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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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秋, autumn), 가을이 우리들에게 주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천문학적으로 가을은 9월 23일 추분부터 12월 21일 동지까지를 말하며, 9~11월에 해당한다. 한편, 한자어의 가을은 禾(곡식)와 火(말리는 일)가 어우러진 것으로 '곡식(穀食)을 베어서 말리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가을에는/사랑하게 하소서…/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란 김현승의 ‘가을의 기도’가 아니더라도 가을은 내적 충실을 기할 수 있는 시간이며 각자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절일 것이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이 가을에, 일상의 잡다함을 훌훌 벗어버리고 한라산을 오르내리면서 못다 한 그 무엇인가를 마련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한라산은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예전에는 하늘산, 부악(釜岳), 원산(圓山), 진산(鎭山), 선산(仙山), 두무악(頭無岳), 영주산(瀛洲山), 부라산(浮羅山), 혈망봉(穴望峰), 여장군(女將軍), 단산(丹山), 탐산(耽山) 등으로 불렸고, 민간 신앙에서는 금강산, 지리산과 함께 삼신산(三神山) 가운데 하나로 치기도 한다.

한라산이라는 이름은 ‘은하수를 끌어당길 수 있을 만큼(銀漢可拏引也) 높은 산’이라 해서 붙여졌다. 제주의 역사를 지켜봐 온 한라산은 제주 사람들에게 넉넉한 어머니의 가슴 같은 존재이다. 정상에는 면적이 210,230㎡(63,000평), 담수 면적이 11,460㎡(3,466평), 깊이 115m, 둘레 1,720m, 동~서 약 600m, 남~북 약 400m의 백록담(白鹿潭)이 있는데 '하얀 사슴이 노닐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다양한 식생 분포를 이뤄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동, 식물의 보고로서 1966년 10월 12일 천연기념물 제 182-1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그리고 지질학상 제3기에 화산 분출물로 생성된 휴화산으로 주변에는 크고 작은 368곳의 기생화산인 ‘오름’들로 형성되어 있다.

우뚝 솟은 한라산의 그 웅장한 자태는 마치 자애로우면서도 강인한 제주인을 상징하는 듯하다. 철따라 어김없이 바뀌는 형형색색의 자연 경관은 찾는 이로 하여금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명산으로 1970년 3월 24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영실 코스(3.7km), 어리목 코스(4.7km), 관음사 코스(8.7km), 성판악 코스(9.6km)를 이용하여 등반할 수 있고, 또한 어승생의 자연학습장(어리목광장에서 1.3㎞) 탐방이 이뤄지고 있다. 한라산 국립공원 내에는 모두 48곳의 오름이 있다.

한편,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은 성산일출봉 응회환과 거믄오름 용암동굴계(당처물동굴, 김녕굴, 만장굴, 뱅뒤굴 등)와 함께 우리 나라 최초로 유네스코의 세계 자연 유산에 등재되어 제주 자연의 우수성과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 한라산 등정 주요 기록
·1578년 : 백호(白湖) 임 제(林 悌)의 ‘남명소승(南溟小乘)’
·1601년 :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의 ‘남사록(南槎錄)’
·1609년 : 남봉(南峰) 김 치(金 緻)의 ‘유산기(遊山記)’
·1653년 : 태호(太湖) 이원진(李元鎭)의 ‘탐라지(耽羅志)’
·1679년 : 팔오헌(八吾軒) 김성구(金聲久)의 남천록(南遷錄)
·1702년 : 병와(甁窩) 이형상(李衡祥)의 ‘남환박물(南宦博物)’
·1841년 : 응와(凝窩) 이원조의 ‘탐라록(耽羅錄)’
·1875년 : 면암(勉庵) 최익현(崔益鉉)의 ‘유한라산기(遊漢拏山記)’
·1901년 : 지그프리트 젠테(Siegfried Genthe) ‘젠테, 코리아’
·1937년 : 노산(鷺山) 이은상(李殷相)의 ‘한라산등반기(漢拏山登攀記)’
·1939년 : 정지용(鄭芝溶)의 ‘백록담(白鹿潭)’
·이 외 : 조정철, 이익, 김정, 고영기, 김양수, 김응수, 김석익, 김인후, 권근, 김의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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