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걸어서 제주 속으로 5 - 제성로(온평리~상도리 입구)
 김승태
 2011-11-22 12:37:27  |   조회: 4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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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여름은 그 어느 해보다 기상 이변을 실감한 것 같다. 지난 6월 26일 이례적으로 서해안을 통해 우리 나라 내륙을 통과한 태풍 제5호 '메아리(MEARI)'를 시작으로 한반도는 여름 내내 지역별로 집중 호우의 피해를 입었다. 이에 다른 '애그플레이션'(Agflation, 농산물 가격 급등) 현상도 나타나 배추, 무, 고추 등의 가격이 폭등세를 보여 가정 경제를 어렵게 만들었다.

무상 급식의 논란은 급기야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로 이어졌고, 곽노현 서울교육감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불법이 드러나 구속되면서 정치권은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는 것 같다. 사상 최고의 나라빚 450조 절반은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빚', 제주도민 1인당 지방채는 130만 7822원으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다는 뉴스들을 접하면서 씁쓰레하기만 하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다음 세대들에게 빚을 안겨주는 정치 및 행정가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토록 뜨겁던 여름은 떠나가기가 아쉬웠을까?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을 것 같은 늦더위도 10월로 접어들면서 하루 사이에 가을로 바뀌었다. 내륙 산간 지방에는 서리가 내리고 얼음도 얼었다고 하니 계절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순환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지난 3월 1일부터 시작된 '걸어서 제주 속으로' 5는 '지방도로를 따라서'란 부제를 붙였다. 상반기의 비자림로, 남조로, 대한로 등에 이어 하반기 첫발은 제성로를 선택했다. 제성로는 제주시 봉개동 1540-3번지와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486-1번지를 기종점으로 하고 있는 도로로서 총 연장은 42.2㎞이다. 제주시 구간은 14.0㎞이며, 옛 북제주군 구간은 20.8㎞이고, 옛 남제주군 구간은 7.4㎞이다. 일부 구간은 미개통, 일부 구간은 중산간도로(1136번)와 중용되고 있는데 제주시와 성산포를 연결한다하여 제성로라고 칭하였으며, 지방도로 제1122호선으로도 불리고 있다.

제성로 걷기 제1일째인 10월 2일 출발지인 일주도로(1132번)변 온평리상동교차로(혼인지 입구)까지는 자동차로 이동했고, 상도리(상도로) 입구까지는 3시간 26분(간식 포함)이 소요되었다. 주거리 13.8km, 보조거리 0.2km를 포함해 모두 14.0km였는데 그 여정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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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평리상동교차로/혼인지 입구(08:55)~혼인지(09:02)~1136번 도로*혼인지 입구(09:37)~수산 입구(09:55)~수산초등학교(10:19)~1136번도로*제성로 입구(10:29)~큰왕메 입구(10:34)~족은왕메 입구(10:48)~멀미오름 사거리(11:21)~윤드리오름 입구(12:02)~상도리*상도로 입구(12:21)

--- 주요 역사의 현장

0 온평리상동교차로 : 일주도로(1132번)와 제성로(1122번)가 만나는 곳으로 제성로의 기점이 되는 곳으로 혼인지 입구이기도 함

0 혼인지 : 제주기념물 제17호(1971년 8월 26일)인 혼인지는 삼성혈에서 태어난 탐라의 시조 고(高), 양(良), 부(夫) 3신인이 동쪽 바닷가에 떠밀려온 함 속에서 나온 벽랑국 세 공주를 맞이하여 각각 배필을 삼아 이들과 혼례를 올렸다는 곳이다.
서귀포시가 66억1800만원을 들여 2003년부터 혼인지 일대 7만 1800㎡에 전통혼례관을 비롯, 혼례준비실, 식당, 폐백실, 3공주 추원각 등 7동의 정비 사업을 2010년도에 마무리함에 따라 (사)온평리 문화유산보존회를 전통혼례 민간위탁 관리사업자로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2010년에 제1회 혼인지축제를 열었음

0 혼인지 입구 : 중산간도로(1136번)와 제성로가 만나는 곳이다. 제성로는 이곳에서부터 수산리삼거리까지 중산간도로와 2.9km가 중용됨

0 수산리 : 수산리는 1,000여 년 전에 속칭 남다리, 통개남물 및 지금의 臣洞(큰동네) 인근 지역에 고씨, 양씨 등이 살기 시작하여 점차 생활 여건이 좋은 현재의 수산1리 및 2리에 정착하여 현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산리라는 이명(里名)은 원래 首山(수산)으로 명명되었다. 그러나 부락이 커지면서 인구가 늘어나고 학숙당(學塾堂이) 설립되었으며, 향교 출입자가 많아지면서 인재가 많이 배출되어 양촌으로서의 입지가 굳어지게 되자, 首山 의 '首'는 '우두머리', '처음', '먼저', '머리' 등을 표현하는 반면에 '꾸벅거리다', '魁首自白(괴수자백)' 등의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양촌으로서의 양반, 선비가 사는 마을의 이름으로는 부적당하다고 해서 水山으로 개명하게 되었다. - 참조 : 마을 홈페이지

0 수산초등학교 : 1946년 11월 수산국민공립학교 인가를 받고 1946년 12월 개교하였다. 1950년 6월 수산국민학교로 개칭하였으며 1981년 3월 병설유치원 설립인가를 받았다. 성산읍 수산리 580번지에 있음

0 수산진성(水山鎭城) : 조선 시대 제주의 방어시설은 3성 9진 25봉수 38연대로 요약될 수 있다. 이러한 본격적인 제주 방어시설은 이미 고려 말부터 논의된 것으로 추정된다. 수산진성은 도 안무사 한승순의 건의에 의해 1439년(세종 21)에 둘레 약 350m, 높이 약 5m 규모로 9개 진성 중 가장 먼저 축성됐다. 이경록(李慶祿) 목사가 임진왜란 때 성산 일출봉을 천혜의 요새라 판단하고 진성을 성산일출봉 인근으로 옮기면서 폐성됐다가(1597년) 1599년(선조 32) 성윤문 목사가 본래의 자리로 되돌려놓았다. 수산진성은 동-서 134m, 남-북 138m가 넘는다. 수산진성은 성체 대부분이 원형대로 남아 있으며, 성담은 현재 수산초등학교 교사(校舍)와 운동장 돌담으로 이용되고 있다. 동성(東城) 한 부분에는 ‘진안할망당’이라는 신당이 있다. - 참조 : 디지털제주시문화대전에서 옮김
* 수산리 / 수산초등학교 / 수산진성은 '걸어서 제주 속으로 3'에 소개했던 내용을 옮긴 것임

0 큰왕메 : 옛날 어느 지관(地官)이 이 오름 주위에 왕(王)자 형국이 있는데 그 줄기가 이 오름에서 뻗어 나왔다고 한 데서, 오름이 왕(王)자 형으로 생겼다 하여 왕메(뫼/미), 북동쪽에 있는 족은왕메와 견주어 대소(大小) 개념을 끌어들여 이를 큰왕메, 대왕산(大王山)이라 하고 있다. 또한, 양(羊)이 누운 모양 같다고 해서 와양악(臥洋岳)이라고도 함

0 족은왕메 : 오름 정상을 '전이미'라고 한데서 전이미, 하늘의 옥황상제가 왕림한 곳 또는 하늘을 향해 앉아 있는 오름이라 하여 제임악(帝臨岳), 남서쪽에 있는 큰왕뫼와 견주어 대소(大小) 개념을 끌어들여 이를 족은왕뫼․소왕산(小王山)이라 하고 있음

0 멀미오름 사거리 : 제성로와 용눈이오름로가 만나는 곳으로 사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제성로는 이 지점부터 선흘리(선흘분교장)까지 미개통 구간이지만 용눈이오름로와 만나 종달리(오른쪽-동)/하도리(앞쪽-북)/송당리(왼쪽-서)로 갈림

0 윤드리오름 : 오름 모양이 넓은 들판에 달이 숨어 있는 격이라 해서 은들오름, 운들오름, 눈달오름, 은다리오름, 이를 한자로 은월봉(隱月峰), 능달악(凌達岳)이라 하고 있다. 윤드리는 '눕다의 관형형 누운'에서 두음 법칙과 축약 현상이 작용하여 '윤'으로의 변이+ 드리는 '들+이'로 분석되어 '드르(들판)+이'로 해석됨

0 상도리 입구 : 용눈이오름로에서 상도리로 갈려나가는 상도로의 기점임

세월의 흐름에 따라 바뀌는 것은 세상사 모두인 것 같다. 그 어느 하나 변치 않고 그 옛적 그 모습 그대로 남는 게 이 세상에 과연 몇 개나 있을까? 길 또한 마찬가지인 것 같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여기저기에 많은 길이 생겨났고, 때에 따라서는 사라지기도 했다. 우마차가 겨우 다닐 수 있었던 제주 중산간 지역의 길들이 이제는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널찍한 길로 바뀐 곳이 너무나 많다. 지금의 길들이 모자라서 아니면 불편해서 그런지 제성로변만 해도 두어 군데 새로운 길이 또 만들어지고 있다.

길, 길의 속성은 ‘소통’일 것이다. 여기서 저기로,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사람과 사람들은 길을 통해서 서로 만난다. 그 옛적 살아감의 한 방편으로 걸었던, 기억에도 가물가물한 그 길을 오늘은 동료들과 '걸어서 제주 속으로'를 이어가며 실로 오랜만에 다시 걸어 보았다. 예전 모습 아니라서, 아니면 차량을 이용해 자주 다녀서 그런지 유다른 감회는 솟아나지 않았다.
(2011. 10. 02.)
2011-11-22 12:3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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