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112) 전망대가 꼭 필요할까? - 고내봉
 김승태
 2012-01-30 18:02:48  |   조회: 9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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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이 열렸다. 소한과 대한이 지나고, 2월 4일은 24절기(節氣) 가운데 새로운 계절의 시작인 봄의 문턱을 의미하는 입춘(立春)이다. 이 날은 정월(正月) 풍속과 함께 한 해의 복(福)을 기원하는 다양한 풍속들이 있는데 제주에서는 새별오름에서 제15회 정월대보를 들불축제가, 제주시청 광장과 관덕정 광장 일원에서는 신년의 풍농 굿이라 할 수 있는 제14회 '탐라국 입춘 굿 놀이'가 열리고 있다.

2월을 맞아 오름도 오르고, 시간이 허락하면 행사장에도 들러 살아감 속으로 빠져봄도 좋을 것 같다. 고내봉(고니오름 고노오름 망오름 高內峰, 애월읍 고내리 산 3-1번지, 표고 175.3m, 비고 135m, 형태 복합형)은 일주도로(1132번)변의 애월고등학교 입구에서 제주시 쪽 250m 지점(고내리 버스정류장/보광사 입구)에 오름으로 연하는 길을 따라 150m를 가면 기슭(오름 표지석)에 도착한다.

마을 이름(고내 : 고지대(高)+속(內)에 형성된 마을)이 오름에 전이되어 고내오름, 고내가 ‘고니/고노’로 변이되어 고니/고노오름, 이를 한자로 고내봉(高內峰)이라 하고 있다. 예전에 봉수대가 있었음에 연유하여 망오름이라 불려지기도 한다.

크고 작은 5개의 봉우리가 남~북으로 길게 이어지면서 고내리는 물론 상․하가리에 뻗쳐 있는 오름이다. 고내리가 선정한 고내팔경의 경배목적(鯨背牧笛)에선 이 오름의 모양새를 고래의 등허리에 빗대고 있음은 오름의 유래는 물론 마을 이름을 규명하는 의미 있는 비유인 것 같다. 오름 중턱에는 1920년대에 창건된 보광사(普光寺)가, 정상에는 이동통신중계기가 세워져 있다. 산책로가 재정비(2007년 12월)되어 오르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기슭에 세워진 오름 표지석에는,
“월읍 고내마을 남동쪽에 버티어 한라산을 가린 표고 175m(비고 135m)의 오름이다. 일찍부터 ‘고니오름―고내오름’으로 불렸다. 이를 그 당시 한자음을 빌어 표기한 것이 高內岳(고내오름)이다. 조선 시대 때 이 오름 정상에 고내망(高內望)이라는 봉수대(烽燧臺)를 설치했기 때문에 망오름이라고도 한다. 오름 전체는 5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졌는데 북쪽의 주봉은 망오름(望岳), 남동쪽 봉우리는 진오름(長岳), 서쪽 봉우리는 방에오름(臼岳/岳兒松), 남서쪽 봉우리는 넙은오름(廣岳), 남쪽 봉우리는 상뒷오름(鄕徒峰)이라 하고 고릉유사(高陵遊寺)가 있었다.

오름 대부분은 소나무 숲을 이루고 있으며 주봉까지는 산책로가 개설되어 있다. 북서쪽 만물동산 사면에는 맛물이라는 샘이 있다. 남쪽에는 웃더럭(上加里). 남동쪽에는 알더럭(下加里)이 있다. 북사면에 수중화산쇄설성퇴적층(水中火山碎屑性堆積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라고 소개하고 있고, 그 곁에는 1999년 12월에 세워진 고내봉수(高內烽燧) 표지석도 있다.

그런데 누구에 의한 발상일까? 지금의 산책로와 쉼터, 그리고 체육시설 등도 퍽 괜찮은 편인데 오름 정상에는 애월읍사무소가 전망대를 시설하기 위해 지난해 12월에 발주해 2월 24일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오름을 훼손하면서까지 꼭 설치해야만 했을까? 설령 전망대가 마련된다 하더라도 시계에 제한이 따를 수 있는 곳이라 설치 이후 또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체육시설이 있는 곳에는 조망도를 설치했는데 조망도엔 보이지도 않는 오름까지 표기해 놓음은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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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춘첩(立春帖)의 예시
- 국태민안(國泰民安) 가급인족(家給人足)
- 우순풍조(雨順風調) 시화세풍(時和歲豊)
-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 개문백복래(開門百福來)
2012-01-30 18: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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