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꽃다운 동산에 하늘의 안개 거두고
바람 부는 복사꽃 언덕 향기로운 아지랑이 두르도다
옛사람 촛불 잡고 시골길 즐겁게 놀고
구경 손 꽃을 더듬어 보고 술자리 열어 권하도다
굽이굽이 흐르는 물 잔 띄워 글귀 찾아 읊으고
별은 드물고 달구경 취하여 시 지어 베풀도다
혜련과 많은 아우 뛰어나 다를 바 없고
이백의 한을 누가 강락에게 전하리.
허공에 솟은 검푸른 산 먼 하늘에 꽂힌 듯
비게인 긴 둑에는 버들 연기 자욱하다
사면의 들과 강산에 달 밝은 좋은 밤
삼춘에 꽃피고 새우는 좋은 술자리
옛적 촛불 들고 그윽한 감상의 기쁨이
진나라 때 곡수에 술잔 띄워 즐겼으니
좋은 시를 짓지 못하면 벌주를 받았던
석숭의 금곡원이 지금도 전하고 있다네.
봄바람은 산들 산들 중춘의 하늘에
비 개인 도원에는 푸른 연 띠었네
묵객은 꽃을 구경하며 그림을 그리고 앉았고
유생은 달을 보며 즐거워 글을 읽는 자리로다
황성엔 날 따뜻하여 벌들의 노래 소리 어지럽고
고원엔 볕이 화순하여 나비들 춤추며 흩어지네
오늘밤의 술잔치는 화려한 지경에서
오얏 꽃술에 맑은 향기가 담장 너머로 전해 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