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걸어서 제주 속으로 7-제주섬 종주(동광육거리~제주시*서귀포시 경계)
 김승태
 2013-05-03 13:40:11  |   조회: 8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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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을 맞이했다. 계절은 봄이나 봄 다운 봄날보다는 불규칙한 날들이 많아 생활에 다소 불편함을 느끼곤 한다. 최근의 불안한 정국은 남북 관계에 먹구름이 드리웠고, 개성공단 통행이 전격 차단되면서 한반도는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것 같다. 이런 상황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어도 진정 봄을 느낄 수 없음)'이라고나 할까?

'걸어서 제주 속으로 7'의 제주섬 종주도 이제 그 마지막 날인 제6일째로 접어들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6일 새벽부터 낮 사이에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mm 이상의 강한 비, 예상강수량은 30~80mm, 많은 곳은 120mm 이상(산간) 내릴 것으로 예보하였다. 4월에 보기 드믄 현상으로 제15회 서귀포 유채꽃 국제걷기대회 등 일부 행사가 취소되는 사태까지 빚었다. 아니나 다를까? 고산 지역은 최고 순간 풍속 31.5m(제주시 22,9m)를 기록하는 등 태풍의 위력에 버금가는 강풍과 산간 지역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차량 통제가 이뤄지기도 했다고 한다.

마지막 날의 출발지는 동광육거리였고, 도착지는 제주시(고산리)*서귀포시(신도리) 경계였다. 출발지까지는 차량으로 이동했으며, 도착지까지는 16.5km였다. 4시간 분이 소요되었는데 그 여정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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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동광육거리~남소로기오름 입구~오설록~제주영어교육도시 입구~대한로~산양리~중산간도로~제주시(고산리)*서귀포시(신도리) 경계

--- 주요 역사의 현장

0 남소로기오름 : 풍수지리설상 북쪽의 새오름(저지오름)에 견주어 남쪽에 위치하면서 소로기․소레기(솔개의 제주어)의 형세를 하고 있으므로 남+소로기, 남쪽 비탈에 소나무가 많이 자라나서 남송이, 이를 한자로 남송악(南松岳)이라 표기하고 있음

0 오설록 : 한국 최초의 차(茶) 전문박물관으로 정식 명칭은 오설록 티 뮤지엄(osulloc tea museum)이다. 오설록(osulloc)이란 이름은 ‘origin of sulloc’, ‘only sulloc’, ‘of sulloc cha’, ‘oh! sulloc’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2001년 9월 설록차를 생산하는 태평양(주)(이후 (주)아모레퍼시픽으로 명칭 변경)가 설립하였다. (주)아모레퍼시픽이 제주도에서 운영하고 있는 서귀포시의 도순다원, 한남다원, 서광다원 중 서광다원 입구에 있다. 대지면적은 약 8,100㎡, 연건평은 1,540㎡이며 2층 전망대, 유물관, 다점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 NAVER 사전에서 옮김

0 제주영어교육도시 : 2008년 정부의 광역경제권 30대 선도 프로젝트로 선정돼 2015년까지 사업비 1조7806억원을 투입해 379만2000여㎡ 부지에 국제학교와 외국 대학, 영어교육센터, 교육문화시설, 주거·상업·도서관·공원 등 공공시설을 갖추는 국책사업으로 조성하는 도시이다. 2011년 9월 공립국제학교인 KIS(Korea International School)와 NLCS Jeju가 개교한 데 이어 작년 10월에는 캐나다 명문사학인 브랭섬홀 아시아(Brank some Hall Asia)가 개교해 현재 3개 국제학교가 운영 중이다. 계획 초기 단계부터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 귀추가 주목됨

0 산양리 : 청수리에 속해 있다가 1914년 청수리가 1, 2구로 구분되어 1구는 청수리로, 2구는 수룡동, 연화동, 월광동, 자룡동, 다리왓동으로 행정구역을 분리하다가 1956년 7월 청수리로 2구에 속해있던 수룡동, 연화동, 월광동(자룡동, 다리왓동)으로 단일부락을 형성 독립하면서 산양리로 개칭 현재에 이르고 있다. 용이 내려오다 <제단동산>에 정지되었다가 후세에 문무에 등과하고 충효자가 많이 나올 형세이며 아침 해가 비친다 하여 산양리라고 한다. - 참조 : 마을 홈페이지
한편, '아름다운 문패가 있는 마을'을 지향하고 있는 산양리에서는 장수 음식(장담그기, 메밀국수 등) 체험과 복함 문화(생활도예, 기와그림 등) 체험 등을 체험거리로 제공하고 있음

0 제주시(고산리)*서귀포시(신도리) 경계 : 예전에는 북제주군과 남제주군의 경계를 이루는 곳인데 제주도가 특별자치도(2006년 7월)가 되면서 군(郡)이 없어지면서 이제는 제주시(한경면)와 서귀포시(대정읍) 경계가 됨

돌이켜보면, '걸어서 제주 속으로'도 실로 많은 시간이 흘렀다. 2009년 3월 1일, 3.1절 90돌과 오름오르미들 창립 10돌을 기념하기 위한 '걸어서 제주 속으로'는 만 4년을 보내면서 제주의 주요 도로를 모두 걸어보는 나름대로의 쾌거를 이룩한 것이다. 두 다리(속칭 11호 자가용)의 발자취는 위대함(?)을 남겨준 것 같다. 제주섬 한 바퀴를 돌아듦도 버거운 일인데 무려 세 바퀴(해안도로/일주도로/중산간)를 거닐었고, 북~남 종주, 동~서 산록도로 등 주요 도로는 물론 이번에 동~서 종주 또한 매우 의미있는 거닒이라 생각한다.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잘 사는 방법은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범상스님은 ‘부자보다는 잘 사는 사람이 되라’(2006)에서 부자는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아닌 현실의 삶에 감사하며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라 정의하고서, 잘 사는 사람이 되기 위한 15가지 생활 수행법을 제안하고 있다. 그 중 ‘산책의 시간을 갖는다. 숲길이나 산길을 홀로 걷는 산책의 시간은 더없이 소중한 자기와의 대면이며 수행이다. 두 발로 대지 위를 걷는 것이야말로 몸 건강에도 정신 건강에도 커다란 도움을 준다.’ 그리고 ‘자연과 가까이할수록 우리 마음도 자연을 닮아가고, 자연의 지혜를 배우게 된다.’라고 하고 있다.

그저 걷기 위해 무작정 나선 길에서 예기치 못한 그 무엇인가를 얻을 때가 있는데 예정하고 떠난 발길은 이와는 사뭇 다른 것 같다. 무엇을 얻겠다는 기대감을 꼭 지녀서가 아니라 걷다 보면 부지불식간에 자연의 풍요로움은 곁으로 다가오고, 계절의 변화를 자연스레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계획했던 ‘걸어서 제주 속으로’가 모두 마쳐졌다.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이어질지 모르지만 걷는 내내 ‘제주의 자연을 모두 가진 마음의 부자’가 되었기에 참으로 행복했던 것 같다. 그 동안 '걸어서 제주 속으로'에 참가한 분들 모두모두 고생 많았습니다. 그 고생은 살아가는 동안에 추억으로 오래오래 남을 것입니다.
(2013. 04. 07.)
2013-05-03 13: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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