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산 날 저문 아지랑이 멀리서 보니 아름답고
저녁 비추는 놀빛 산허리를 둘렀도다
재에 올라 시인은 시와 부를 읊으고
산을 즐겨 구경하는 손 술타령 노래하도다
해는 기울고 뭇 새들 나무보금자리 깃들이고
저문 길 돌아오는 땔나무 캐는 아이 등에 지었도다
영실기암은 나에게 문장을 빌려주고
백록담 숨은 경치 만민을 불러들이도다
봄기운 어린 외딴마을이 멀리 보이고
붉은 구름 한라 중턱을 곱게 물들이네
태양에 탄 꽃 향기에 흐리게 취해지는 듯
저녁을 거두는 새소리들 노래 부르는 듯
쟁기 놓아 귀가하는 농부에 실낱같은 달...
비탈길 밟고 돌아가는 나무꾼에 노을이 져
하늘 어둑하고 시골에 하얀 연기 오르고
일을 마친 사람들 서로 부르네.
숲 무성한 한라산 사슴 노루 뛰놀고
새들은 지저귀며 푸른 산허리를 가르며 날아간다
화월은 만년의 세월에 어진마을 찬양하고
채색구름 천리에는 너그러운 이웃들의 노래
여아는 물을 길어 차를 다리고
농부는 밭일하다 땔감지고 돌아가니
집집마다 저녁연기 한 경치가 아름답다
지인은 술을 들고 울 넘어 손짓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