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길 따라 오름 따라 029> 한해의 마무리 - 당오름
 김승태
 2008-12-16 22:36:43  |   조회: 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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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해도 그러하듯, 새 희망을 안고 출발한 2008년 무자(戊子)년도 이제 서서히 저물고 있다. ‘美 쇠고기 반대'는 대규모 촛불 시위로 확산되었고, 멜라닌 공포, 잇단 연예인 자살, 정국의 불안에 따른 경제 문제, 제주도 해군기지 설치 등 실로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송년회, ‘술판 송년회 NO, 봉사 송년회 YES’란 훈훈한 얘기도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그렇지만 송년의 마무리는 그 누가 뭐래도 술잔에 담아내는 것, 그 속에는 축배(건배)가 오가게 마련인데 축배를 위한 구호(?)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것 같다.

널리 알려진 구호들 중 대표적인 것들은, 진달래(진하고 달콤한 내일을 위하여), 구구팔팔12사(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하루 이틀 만에 세상을 떠나자), 당나귀(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하여), 나이야가라(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나가자(나라를 위하여, 가정을 위하여, 자신을 위하여), 개나리(계급장 떼고, 나이는 잊고, Relax & Refresh 하자), 단무지(단순하고 무지해도 무지 행복하게 살자), 지화자(지금부터 화끈한 자리를 위하여), 니나노(니랑 나랑 노래하고 춤추자), 원더걸스(원하는 것만큼 더도 말고 걸러서 스스로 마시자), 당신멋저(당당하게 신나게 멋지게 저주며 살자), 사우나(사랑과 우정을 나눕시다) 등 다양하다. 이런 구호들에 담아내는 의미는? 결국은 다짐과 결속일 것이다.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주고받는 술잔에 우정을 담아냄은 최상일 것이고, 그러면서 여유가 있다면 지는 해를 바라보며 현재의 나를 점검해봄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마무리는 해돋이보다는 해넘이가 어울리는 것 같다. 해넘이를 볼 수 있는 오름들이 많지만 바다 분위기를 살리려면 제주 서부 지역 오름들이 안성맞춤일 것이고 그 중에도 당오름이 명소인 것 같다.

당오름(차귀오름 堂山峰 遮歸岳, 한경면 용수리 4,705번지, 표고 148m, 비고118m)은 일주도로(1132번)변의 용수리 입구에서 고산리 쪽으로 500m(고산육거리에서는 1.8㎞임)를 가면 용수리(절부암) 쪽으로 연하는 길을 따라 300m(오름 표지석)를 가면 입구에 이를 수 있다.

예전에 이 오름에 당(堂)이 있었음에 당오름․당산봉(堂山峰), 당(堂)에서 섬겼던 신이 뱀이었는데 이 사귀(蛇鬼)가 차귀(遮歸)로의 와전․호종단(胡宗旦)이 제주 섬의 수맥(水脈)을 끊어 버리고 송나라로 돌아갈 때 한라산신(漢拏山神)이 매(鷹 : 응)로 화하여 돌아가는 길을 막았다는 데 연유하여 차귀오름(遮歸岳)이라 하고 있다.

오름 입구에 세워진 오름 표지석에는,
"용수리와 고산리에 걸쳐 해안에 바다를 뚫고 나온 큼직한 덩치로 서 있는 오름으로 사면은 둥그스름하면서도 가파른 퇴적암층을 이루고 서쪽 사면은 바다로 내리지르는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북사면은 말굽형 굼부리가 크게 열려 있는 형세이다. 서북쪽 바닷가 벼랑 아래쪽에는 저승길로 가는 문이라는 데서 저승문(這生門) 또는 저승굴이라는 동굴이 있으며 오름 서쪽 바닷가는 자구섬(遮歸島)과 눈섬(臥島) 등이 있다. 표고는 148m이다. 주봉인 남쪽 봉우리에 삼각점이 있고 서쪽 봉우리에는 당산봉수(堂山烽燧) 또는 차귀봉수(遮歸烽燧)가 있었다.
옛날부터 자귀내(遮歸川)가 가까이 있다는 데서 자귀오름(遮歸峰)이라 했고 성황사(城隍祠)라는 자귀당(遮歸堂)이 들어서면서 당오름(堂岳) 또는 당산오름(堂山岳)이라 했다. 19세기 말부터 당산봉(唐山峰)으로 표시되면서 오늘날까지 당산봉(唐山峰)이라 표기하고 있으나 이는 잘못이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오름 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정상까지는 등성이를 따라 등정로가 있어 쉽게 오를 수 있으며 정상에는 경방초소가 있다. 굼부리 쪽을 제외한 바깥 비탈은 온통 절벽으로 형성되어 장관을 이루고 있는데 바위 틈새에서 자라나는 여러 식물들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찾을 수 있다. 수월봉은 부르면 화답할 듯하고 차귀도의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출한다.

지는 해를 보면서 한해를 마무리하고 희망의 2009년을 다시 기약해보자

☞ 사진 촬영 : 한동호(표선고등학교)
2008-12-16 22: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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