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의 매미 울음 창사를 뚫고
계절을 따른 서늘한 바람 야가에 든다
빈 허물 옥수 가에 반쪽 버려져 있고
가는 소리 금하 속에 사방으로 흩어진다
시인은 시구 찾아 시정을 가깝게...
묵객은 붓을 가지어도 화흥은 멀구나
해는 서쪽, 친한 친구들 재회를 기약하며
헤어짐 아쉬어 하며 사발에 차 가득 권한다.
네 이웃에 어지럽게 울어 사창에서 들리고
진종일 맑은 소리 동네에서 울리네
잎 밑에서 아침부터 읊조리며 힌 이슬 머금고
가지 위에서 저녁까지 목메어 우니 붉은 놀 띄었네
높고 나진 묘한 곡을 사람은 알기 어렵고
끊었다 이어지는 기이한 소리 귀에서 멀지 않네
푸른 그늘에서 너 소리 들으며 흥겹게 노는 자리
시객은 한잔하며 읊조리고 향기로운 차를 마시네.
여름이라 산 빛은 비단에 푸른 물 드린 듯
시원한 물 흐르는 강반에 두서너 집
풀끝에 아침이슬 먹고 울어 데는 매미
숲가 저녁노을에 우는 송아지
지나온 길 돌아보니 박빙을 밟아 온 듯
산에 올라 안개 흩어지니 멀리 봄이 좋아라
들판에 비 개이니 날으는 잠자리 떼
동승은 물을 떠다 석정에 차를 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