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걸어서 제주 속으로 2(김녕-성산)
 김승태
 2009-03-23 20:05:39  |   조회: 5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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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는 꽃샘추위도, 봄을 재촉하는 비도. 그리고 가끔은 황사도 몰려와 생활 리듬을 어지럽게 만들곤 하지만 올해는 봄다운 봄날씨가 이어지면서 대체로 맑고 포근한 편이다. 특히, <걸어서 제주 속으로>의 대장정이 시작된 3월 1일도 그랬지만 그 두 번째날은 제주의 전형적인 봄날로서 한 마디로 '이보다 더 좋은 날씨는 없다.'였다.

출발지인 김녕초/중학교 정문 앞까지 승용차를 이용하였고, 도착 목표 지점은 성산일출봉이었다. 김녕리에서 오조리까지는 해안도로가 완공된 곳이기에 해안도로를 따라 걷기로 했다. 이 도로는 마라톤과 인라인에 적정하다고 알려져 전국 단위 대회가 열리고 있는데 마라톤 풀코스(구좌생활체육공원운동장/김녕해수욕장)~월정해수욕장(10㎞ 반환점)~평대/한동해수욕장(하프 반환점)~세화해수욕장~하도해수욕장~하도철새도래지~종달해안도로 서쪽입구 동쪽 1.1㎞ 지점(풀 반환점)는 2008년도에 대한육상경기연맹으로부터 공인받았다. 2009년 6월 7일에는 한 · 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주개최를 기념하는 제주마라톤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그 도로를 달리기가 아닌 느리지만 걷기를 상상해보자! 여기저기 피어난 유채를 비롯한 봄꽃들, 파란 보리밭과 어우러진 돌담,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명경(明鏡)과 같은 바닷물, 가끔씩 나타나는 백사장과 쪽빛의 바다, 주상절리의 기암괴석에 부딪힐 때마다 부서지는 물거품(泡沫). 거기에다 잔설을 뒤덮은 한라산은 정상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또렷하게 오름의 맥을 형성하고 있으니 원경과 근경은 신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김녕리-오조리의 해안도로의 봄은 무르익고 있었다.

월정리항을 다가갈 즈음의 일이었다. 잠녀(해녀) 수십 여 명이 길가에 삼삼오오 짝을 지어 대열을 갖추고 있었고 이방인 두 분은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고 있었다. 혹, 어장 관련 시위? 그것은 성게 채취 첫날이라 잠녀들이 정해진 입어 시간을 위해 대기하는 것이었고, 이방인 두 분은 재제주일본국 오덴유기오(余田幸夫) 총영사와 이를 안내하는 한라일보 K기자였다. 전총영사였던 오카모토쓰요시(岡本毅)의 제주오름에 대한 애정과 업적(제주오름 자료집을 발간), 오름으로 맺어진 인연은 이임식에 초대받았던 일들을 화제로 삼음은 또 한번 제주오름의 위대(?)함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제주오름이 아니었다면 일본국의 총영사를 상면할 수도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잠녀들의 입어 장면을 주의깊게 살피는 모습을 보면서 오카모토쓰요시 총영사와 마찬가지로 오덴유기오 총영사도 제주문화에 대한 관심이 무척 큰 것으로 보아졌다. 바당의 어멍 제주해녀! 그들은 제주역사를 엮어간 산증인들이다.
<걸어서 제주 속으로> 2의 주거리는 32.3Km였고, 보조거리 1.5km를 포함하면 모두 33.8km를 걸었는데 그 여정은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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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초(07:37) - 김녕마을 - 김녕옛등대 - 김녕항 - 김녕해수욕장 - 황근복원사업지 - 무주연대(08:28) - 월정리소공원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09:10) - 행원항/광해군유배 첫 기착지(10:13) - 행원풍력발전단지 - 불턱(평대) - 세화항 - 점심(12:35) - 세화민속오일시장 - 해녀박물관입구 - 용문사 - 별방진(13:46) - 하도철새도래지 - 고망난돌쉼터/고망난돌(14:46) - 전망대 - 종달항 - 종달해수욕장/둥그는모살(15:20) - 시흥항 - 오소포연대(16:17) - 성산갑문/성산항 - 일출봉기슭(16:50) - 버스정류장(17:05)

- 주요 역사의 현장
0 김녕옛등대 : 속칭 <성세기알> 바닷가에 세워진 이 옛 등대는 1915년 경에 세워진 것이라고 함 - 제주문화원에서 안내 표지석 세움
0 무주연대 : 2006년 9월, 구좌읍 김녕리와 월정리를 잇는 해안도로변에 <무주연대 옛터> 표석이 북제주문화원(원장 김찬흡)에 의해 세워져 있음
0 월정리소공원 : 농림수산식품부의 어촌종합개발 사업으로 조성(2008. 11.- 2009. 01)된 공원임
0 광해군유배 첫 기착지 : 광해 임금의 유배 첫 기착지를 기리는 유적지로서 북제주문화원(원장 김찬흡)에 의해 2006년 11월에 표석을 세움
0 행원풍력발전단지 : 구좌읍 행원리 바닷가 일대 5만 6900㎡ 부지에 세원진 풍력 발전 단지로서 1996년 무한한 풍력 자원을 청정 대체 에너지로 개발하기 위해 착수했으며 현재 15기가 설치됨
0 불턱(평대) : 해녀들이 물질(해녀작업)을 하고 난 후에 불을 지펴 몸을 녹이는 장소로서 장소로서 원형이 잘 보존되고 있는데 구좌읍주민자치위원회에서 안내 표지판을 세움
0 해녀박물관입구 : 제주 해녀들의 생활상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박물관으로서 2006년 6월에 개관함
0 별방진 : 구좌읍 하도리에 축조된 성곽으로서 제주특별자치기념물 제24호(1973년 4월 13일 지정)로 보호되고 있음
0 고망난돌 : 종달리의 명소의 하나로서 <고망(구멍) + 난 + 돌>로 분석됨
0 오소포연대 : 수산진에 속한 연대로서(제주특별자치도기념물 제23-23호 - 1996년 7월 18일) 오조연대라고도 불림
0 성산항갑문 : 해양레저를 위해 1994년도에 건설교통부 제주개발건설사무소가 국비 80억원을 들여 성산리∼오조리 구간 공유수면에 시설한 갑문임 - 길이 160.6m, 너비 12m. 이 갑문은 준공 이후 성산포관광단지 등 주변지역 해양레저개발이 이뤄지지않아 단순 교량역할에 그치고 있으며 지난 1995년에 갑문 관리권이 제주개발건설사무소에서 서귀포시로 이양됨
0 성산일출봉 :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거믄오름 용암동굴계와 함께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이후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 영주십경 중 제1경

만약에 이 해안도로를 자동차로 달려가든지 아니면 마라토너가 되어 달리기를 했다면 이처럼 다양하고 아름다운 모습들을 접할 수 없었을 것이다. 느리더라도, 힘들더라도 한발 한발 옮기는 과정에서 오르미들은 제주의 매력 속으로 자꾸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어느 가수의 노랫말처럼 "...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2009-03-23 20: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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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은 2009-03-25 10:39:22
걸어서 ~~그 재미가 솔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