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걸어서 제주 속으로 6(대평-고산)
 김승태
 2009-04-19 07:25:50  |   조회: 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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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은 청명, 한식, 그리고 식목일이다. 계절의 순환은 어김없이 이 땅에 봄을 안겨다 주었는데 이와 때를 맞춰 4월 4일부터 8일까지 제주시민복지타운에서는 제18회 제주왕벚꽃축제와 제27회 제주유채꽃큰잔치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제주의 들녘은 만춘(晩春)으로 접어들어 가는 곳마다 봄꽃들의 향연을 이루고 있다.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07:00에 한라체육관주차장에 모여 출발지인 대평(안덕면)포구까지 승용차를 이용하였고, 도착 목표 지점은 수월봉입구였다.

08:00에 완답을 기원하는 '걸어서! 제주 속으로!'의 힘찬 파이팅과 함께 그림 같은 난드르(대평)포구를 뒤로 하고 다래오름 동쪽 기슭로 접어 들어 좃은다리를 거쳐 제주 최대의 박수기정(높이 130m)에 이르렀다. 2008년 4월에 대평리와 화순리를 잇는 <올레>코스를 만들면서 일부 구간에 밧줄을 매놓긴 했지만 워낙 위험한 곳이라 부주의에 의한 사고가 도사리고 있음을 지울 수 없었다.

화순리의 황개천교(橋)에서 모슬포항까지는 고난의 제주 역사를 대변하는 곳이다. 요컨대 역사 유적(화순리선사마을유적공원/발자국화석/패총), 하멜 표류(하멜기념비/하멜상선), 봉수와 연대(저별송악봉수/산방연대), 일제(섯알오름진지동굴/일제전적시설물), 제주4.3과 한국전쟁(섯알오름학살터), 관광(화순해수욕장/용머리/사계포구/산이수동포구/모슬포항) 등 제주 문화의 축소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모슬포항을 벗어나면 제주 남서부 해안을 감아도는 해안도로가 일과리에서 시작되어 수월봉 입구까지 이어진다. 봄볕의 따스함은 갯가에 여러 강태공들을 불러 모은 것 같았고, 크고 작은 양식장들도 다른 지역에 비해 많아 보였다.

일주도로와 해안도로(백사장)를 넘나드는 <걸어서 제주 속으로 6>의 주거리는 31.5Km이며, 보조거리 1.0km를 포함하면 모두 32.5km인데 그 여정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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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평포구(08:03) - 좃은다리 - 박수기정 - 호산봉수(08:37) - 황개천교 - 화순리선사마을유적공원 - 화순해수욕장(09:30) - 썩은다리오름기슭 - 모래사장 - 산방연대(10:24) - 하멜기념비 - 하멜상선 -사계리포구 - 사계해안가 - 발자국화석(11:18) - 패총 - 점심(11:40) - 산이수동포구(육각정) - 섯알오름진지동굴 - 섯알오름학살터(13:06) - 일제전적시설 - 알뜨르비행장 - 멜캐(하모)해수욕장 - 모슬포항(14:12) - 모슬포오일시장 - 하모3리표석(14:25) - 동일리안내판 - 대정서초교 - 서림연대 - 서림포구(15:09) - 신도리방사탑 - 신도리포구 - 서귀포시/제주시경계석(17:07) - 수월봉입구(17:35)

- 주요 역사의 현장
0 좃은다리 : 대평리와 화순리를 잇는 벼룻길(강가나 바닷가의 낭떠러지로 통하는 비탈길)은 ‘좃은다리’라 불려지고 있다. 이 길은 옛날 한 할머니가 3년 동안 베를 짜서 인부들의 삯을 대어 개척했다고 한다. 인보(隣保)를 실천한 할머니의 갸륵한 정성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큼 : '좃은(쪼다의 제주어 좃다의 관형어 + 달(높은 봉우리의 의미를 지닌 고구려어 : 높다, 산, 고귀하다)+이’로 분석됨
0 박수기정 : '박수(다래오름 남쪽에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쪽 바닷가 암벽에서 사시사철 샘물이 솟아나 바가지로 받아 마신다 하여 연유한 이름)+기정((해안가 절벽을 뜻하는 제주어)'으로 분석됨 - 높이는 130m임
0 호산봉수 : 감산리에 소재한 봉수로서 동쪽으로는 구산봉수, 서쪽으로는 저별송악봉수에 응소했으며 시설 당시의 자취를 확인할 수 있음 - 처음에는 군뫼에 두어 굴산봉수라고 했던 것이 후에 다래오름으로 옮겨왔다고 전함
0 화순리선사마을유적공원 : 한국남부발전(주)이 남제주화력 3, 4호기 건설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굴조사(2005. 04. 27.- 2006. 12. 15.)가 이뤄짐 - 송국리형움집터 등 총 439기 유구가 확인되어 유적공원으로 조성함
0 썩은다리오름 : 오름의 지세와 형상으로 보아 ‘사근(沙根)+달(높은 봉우리의 의미를 지닌 고구려어 : 높다․ 산․ 고귀하다)+이+오름’으로 분석할 수도 있음
0 산방연대 : 산방산 앞 도로변 능선 동산에 있었다. 동쪽으로 당포연대(직선거리 5.7km), 서쪽으로 무수연대(직선거리 6km)와 교신-제주도기념물 제23-21호(1996. 07. 18. 지정)
0 하멜기념비/하멜상선 : 1980년 10월에 한국국제문화협회와 네델란드왕국 해외문화역사재단이 공동으로 세웠음 - 기념탑에는, “네델란드의 선박 스페르위르호가 표류되어 헨드럭하멜이 이 곳에 발을 딛게 된 것은 1653년 8월 16일의 일이다. 그 뒤 13년 동안 그는 이 땅에 머물렀고 고국으로 돌아간 뒤에는 책을 펴서 한국을 서방 세계에 널리 밝힌 최초의 사람이 되었으니 그 옛일을 기념하여 여기 이 작은 탑을 세운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하멜 표류 350년이 되는 2003년 8월 16일에 전장 36.6m(폭 7.8m)의 하멜상선도 전시하고 있음
0 발자국화석 : 대정읍 상모리 626-2번지 및 안덕면 사계리 3530-4번지 해안 일대의 사람발자국 및 각종 동물발자국 화석 산출지 - 천연기념물 제464호(2005. 09. 08. 지정)
0 패총 : 해안에서 20m 정도의 거리에 남-북 100m, 동-서 500m로 해안을 따라 길게 분포됨-무문토기 시대 유적으로 알려지 있는데 현재는 패총임을 알리는 안내판만 설치되고 있는 실정임
0 산이수동 : 송악산 밑에서 물이 솟아나는(산이물/생이물) 동네 - 한자표기에 의해 산이수동(山伊水洞)
0 섯알오름진지동굴 : 1943년경에 구축된 동굴형태(크기 4m×5m 내외, 길이 약 1.0km)의 격자 미로형 군사진지로서 다른 동굴들에 비해 큰 편임 - 등록문화재 제310호(2006.12. 04. 지정)
0 섯알오름학살터 : 1950년 8월20일(음력 7월7일) 섯알오름 기슭 옛 일본군 탄약고 터에서 집단 학살된 210명의 신위를 추모하기 위해 사업비 9억 5천여 만 원을 들여 위령탑과 관람로, 주차장 등을 조성하고 2008년 8월에 제막식과 합동 위령제 열림
0 멜캐(하모)해수욕장 : 멜(멸치의 제주어)+ㅎ+개(포구) - 멸치가 많이 나는 포구로서 여름철에는 해수욕장을 운영함
0 서림연대 : 일과리 해안변에 있는 연대로 1977년 보수(하부 9.4m×9.8m, 상부 8.5m×8.6m, 높이 3.9m)하였으며, 북쪽으로 우두연대(직선 11.9km), 남쪽으로 무수연대(직선거리 3.2km)와 교신-제주도기념물 제23-22호(1996. 07. 18. 지정)
0 신도리방사탑 : 방사탑은 마을 어느 한 방위에 불길한 징조 또는 허(虛)한 기운이 보일 때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서 신도리에는 해안 쪽에 2기의 탑이 세워져 있음
0 수월봉 : 이 오름 기슭에 노꼬물이라는 샘이 있기 때문에 노꼬물오름, 벼랑에서 물이 떨어져 내리므로 물노리오름, 오름의 모양이 물 위에 뜬 달과 같고 석양에 비친 반달과 같다고 하여, 또는 수월이와 노꼬라는 오누이의 애틋한 사연의 전설에 연유하여 수월봉(水月峰), 그리고 조선 시대 지도에는 마을 이름과 병행하여 고산(高山)이라 기록되기도 함

오늘 따라 연무(煙霧)가 제주 하늘을 뒤덮어 걷기에는 최적의 날씨였다. 늘짝늘짝(천천히) 걸으멍(걸어가면서) 제주 문화 속으로 흠뻑 빠져 들기도 했고, 때로는 재기재기(빨리빨리) 걸으멍 체력도 점검해 보았다. 그 완답의 기쁨은 수월봉 입구에서 서로의 팔을 들어 환호로 대신했다.
(2009. 04. 05.)
2009-04-19 07:25:50
122.202.21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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