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잘생긴 남편
 hope888
 2019-07-03 14:42:35  |   조회: 225
잘 생긴 남편

고통은 삶의 본질임을 여실히 증명하며 사는 73세의 노인이 있다. 어려서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어버리고 먼 친척집에서 천둥벌거숭이로 살다가 초등학교에 갈 나이에 남의 집에 보내져서 식모살이를 하였다.
그녀는 어깨 너머로 자기 이름 정도를 쓸 정도의 실력으로 남의 부엌데기로 살다가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이는 시기가 되자 동네 친구와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천신만고 끝에 노량진의 한 식당에 숙식을 할 수 있었고, 온순하고 부지런했던 그녀는 식당주인의 인정을 받으며 몇 년을 함께 살았다.
점점 예쁜 처녀로 변한 그녀에게 잘 생기고 건축 일을 하는 단골손님과 뜨거운 사랑에 빠져 버렸다. 그 후에 성격이 강한 시어머니를 모시고 잘생긴 남편과 살림을 꾸렸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고통이라는 녀석이 입을 찢어져라 크게 벌리고 기다리고 있었다. 남편의 심한 의처증과 초등학교도 못나온 그녀를 시어머니는 철저히 무시했다.
말할 수 없는 고통들이었지만 언젠가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이를 악물고 견디다 보니 2남 1녀의 자식들이 생겨났다.
다행히 자식들과 함께 단란한 가정이 된 듯했지만, 자식들이 초등학교에 들어 갈 무렵에 남편의 의처증이 재발했다.
그녀는 생지옥의 가정에서 도망치려고 했지만 자식들이 눈에 밟혀서 그런 생각도 접었다가 또다시 터지는 고통을 견디지 못해서 도망치려다가 다시금 주저앉곤 했다.
어느 날 남편은 배가 남산만한 여자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왔고, 하늘이 무너지는 절망감을 느낀 그녀는 불청객을 쫓아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남편의 무지막지한 폭력과 마귀 같은 시어머니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배부른 첩과 한 집에서 이상한 동거를 할 수 없다고 남편에게 강력하게 항의도 하고, 이혼하겠다고도 선언했다. 하지만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이 주변에 아무도 없었고, 자신을 도와주는 법이 있는 줄도 몰랐다.
시어머니는 첩과 한 통속이 되어서 자기를 더욱 무시하고 괴롭혔다. 남편의 의처증과 시어머니의 구박에다가 첩과 한 방에서 자기를 요구하는, 변태이기를 자처하는 남편의 말을 듣지 않으면 사정없이 두들겨 패는 등 짐승 같은 남편과의 생활을 오로지 자식들과의 행복한 날들을 기대하면서 혀를 깨물며 견뎌냈다.
다행히도 첩은 아들을 하나 낳은 후에 도망가 버려서 핏덩이 자식을 하나 더 키우게 되었다.
그녀의 불행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는지 남편은 건설현장에서 추락 사고를 당한 후에 7년이라는 기나긴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그녀는 온갖 시중을 들면서 몸에 좋다는 것들을 구해서 병구완을 했다. 하지만 모든 그녀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재산만 거덜 내면서 죽었다.
그녀는 자식과 똑같은 마음으로 의붓아들도 키웠지만 입학 초기부터 가출을 일삼더니 초등학교 5학년 때 오토바이로 중국집 배달 일을 하면서 자기 마음대로 살았다. 지금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지금까지 소식을 모른다.
그녀는 남편의 건축 일을 대신하는 악착같은 여장부가 되었지만 IMF 때 파산하면서 거액의 부채까지 지게 되었고, 빚쟁이들을 피해서 1년 정도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급히 몸을 숨기게 되었다. 자식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면 무서운 빚쟁이들이 찾아올까 두려워서 혼자서 끙끙 앓았다.
그녀는 닥치는 대로 일을 했지만 빚을 다 갚지도 못하고 몸만 병이 들었다. 만신창이가 된 그녀는 죽으면 죽으리라는 심정으로 집에 돌아오면서 자식들의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다.
그런데 집에 와 보니 분위기가 싸늘했다. 시어머니는 자식들도 내팽개쳐 버리고 바람나서 도망간 나쁜 엄마라고 세 명의 자식들에게 철저히 세뇌시킨 상태였던 것이다.
엄마를 오해 한 자식들은 엄마를 원수처럼 대하며 나가라는 자식들의 성화에 견딜 수 없었던 그녀는 병든 몸을 이끌고 또다시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시어머니는 자신과의 연결고리를 철저히 끊어 버리기 위해 자식들과 함께 이사를 가버렸다.
세월이 한참 지난 후에 시어머니도 돌아가셨을 것 같고 해서 자식들을 찾아서 오해를 풀어보려고 노력했지만 자식들의 철저한 외면과 무시 속에 커다란 마음의 상처만 받고 자식들을 더 이상 찾아보는 것도 포기해야만 했다.
처절한 독거 생활을 하면서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고혈압, 당뇨, 관절 등 아프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인데 가까스로 모은 돈으로 한 쪽의 무릎 관절 수술을 하면서 마취가 풀리지 않아서 1주일이나 생사의 고비를 넘길 때에도 그녀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가까스로 회복된 그녀는 다른 쪽 관절 수술은 해 볼 엄두도 못 내고 지금도 아픈 다리를 끌면서 어기적어기적 기어 다닌다.
요즈음은 심장병도 새로 생기고 콩팥도 나빠져서 몸이 점점 부어오고 있는 환자이다.
그녀에게는 옛날도 그랬지만 현재도 고통과 불행 속에서 불면증과 많은 질환의 통증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녀에게는 옛날의 고통을 재빨리 잊어버리는 삶의 지혜를 터득하였기 때문에 미치지도 않고 우울증으로 자살하지도 않고 지금까지 한 많은 이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
그녀의 인생이 이렇게도 철저한 고통의 연속이 닥친 것이 젊은 시절의 잘 생긴 남편을 선택한, 단 한 번의 실수 때문이라면 너무나 가혹한 시련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기초생활수급대상자가 되어서 월 50여만 원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오로지 한 가지 꿈을 꾼다. 자식들과 한 번 만이라도 만나서 지나간 오해들을 풀어 볼 수 있을 그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아픈 몸을 이끌고 만신창이의 몸을 일으킨다.
현재 그녀는 노인보호전문기관에 등록되어서 보호받고 있다. 끝.
2019-07-03 14: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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