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110) 굼부리의 압권 - 체오름
 김승태
 2012-01-10 13:16:52  |   조회: 8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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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새해가 밝았다. 늘 이맘 때면 새해가 열림을 알리면서 새해 해맞이, 설맞이 등 분주하다. 2012년 올해는 60년 만에 찾아오는 흑룡의 해라고 해 '아들을 낳으면 좋다.'는 등의 흑룡마케팅은 부지불식 간에 군중심리가 되어 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 같다. 그런 가운데 벌써부터 총선과 대선을 준비하는 모습들이 여기저기에서 나타나면서 나라 안팎은 그 어느 해보다 시끄럽기까지 하다.

흑룡의 해, 과연 운세가 지칭하는 대로 대길(大吉)만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미 FTA, 불안한 남북한 관계, 제주해군기지, 7대 경관 선정에 따른 후속 조치 등 난제들이 우리 곁에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난관들을 헤쳐나갈 지혜는 무엇인지? 체오름(1단체 1오름 가꾸기 - KT동우산악회)의 널찍한 굼부리와 멋진 능선을 오르내리면서 잠깐이나마 생각해보자.

체오름(골(ㅗ는 아래아)체오름 箕岳 體岳, 구좌읍 송당리 산 64-2 / 덕천리 산 2, 표고 382.2m, 비고 117m, 형태 말굽형)은 중산간도로(1136번)와 비자림로(1112번)가 만나는 송당사거리에서 상덕천리 쪽 400m 지점 왼쪽(표석)에 마을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1.8㎞를 가면 기슭에 도착할 수 있고, 또한, 송당목장 입구 맞은편의 길에서 2.2㎞, 1136번 도로변(상덕천리에서 1.9㎞․송당사거리에서 1.4㎞임)에서도 기슭에 이를 수 있다.

오름의 모양새가 곡식 따위를 까부는 데 이용되는 키(箕 : 제주어로는 체․푸는체)와 비슷하다 하여 체오름, 한자로는 기악(箕岳)이라 하고 있다. 삼태기(제주어로는 ㄱ체․골체와 비슷하다 하여 골(ㅗ는 아래아)체오름이라 하며 이두(吏讀)식으로 체악(體岳)이라 표기하고 있다.

이 오름 남~서쪽에서 보면 여느 오름과 같이 밋밋한 그저 평범한 오름이나 덕천리와 송당리를 잇는 1136번 도로 부근에서 보면 마치 입을 크게 벌린 괴물이 연상된다. 그 모양새가 어찌 보면 키(箕) 또는 삼태기와 같기도 하다. 멀리서 바라보는 굼부리의 모습도 이색적이지만 동․서 봉우리를 잇는 등정로를 따라 거닐면서 거의 수직으로 형성된 굼부리와 탁 트인 사방은 찾는 이들을 매료시켜 버린다.

굼부리는 규모도 크거니와 방향에 따라 달리한 식생들은 여느 오름에서는 볼 수 없는 진기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어 굼부리의 압권이라고 칭할 만하다. 굼부리 안쪽 동녘에는 잡초 지대에 조림을 했고 남~서쪽으로는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면서 빽빽이 자라나고 있어 신비감을 자아낸다.

굼부리의 바닥은 그 높낮이가 이중의 층을 형성하고 있고 억새를 비롯한 잡초가 자라나고 있으며 가운데에는 우마용으로 이용되는 시설물도 있다. 굼부리 중심은 다소 깊게 패어져 있으며 3개의 새끼 오름이 방향을 달리하면서 자리하고 있다.

동녘 등성이에서 바라보는 안돌, 밧돌은 쌍둥이임이 분명하고 거친오름 쪽으로는 다소 가파른 등성이를 형성하나 초지가 자라나 오르내리는 데 또 다른 묘미를 가져다 준다. 정상에서는 한라산까지 이어지는 크고 작은 오름들이 대평원과 어우러짐을 발견하게 된다.
2012-01-10 13: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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