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 소식
<길 따라 오름 따라 057> 나로호 추적 - 아슴선이
 김승태
 2009-08-22 09:15:04  |   조회: 6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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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첫 우주발사체로 국민적 관심을 끌었던 '나로호(羅老號, NARO)'가 8월 19일 17:00 발사를 불과 7분 56초를 남겨놓고 전격적으로 중지되었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 담당자는 20일 브리핑에서 "한국-러시아 비행시험위원회는 전날 밤늦게까지 원인 분석을 통해 자동시퀀스 상 고압탱크의 압력 측정 관련 소프트웨어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했다."고 발사 연기 원인을 설명했다.

'나로'는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KSLV(Korea Space Launch Vehicle)-1'의 명칭 공모에서 선정된 것으로, 한국 우주개발의 산실인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외나로도(外羅老島)의 이름을 따서 대한민국의 꿈과 희망을 담아 우주로 뻗어나가길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우리 나라 최초의 이 우주센터는 원래 제주도에 유치된 사업이었다. 지난 6월, 우주센터가 완공될 무렵에 우주센터의 유치에 따른 책임론 공방이 오간 적 있는데 제주도특별자치도의 공식 해명은 1999년 4월에 제주도가 과학기술부로 보낸 공문을 통해 ‘국제자유도시 및 평화의 섬 이미지에 손상을 끼치는 데다 군사적 이용 시 주민불안이 있을 뿐 아니라 가파도, 마라도 주민 집단이주에 따를 주민반발이 우려되기 때문에 유치를 반대했다.’는 것이었다.

제주도가 우주발사기지의 최적지라는 입지 조건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의 반대로 전남 고흥으로 가게 된 배경은 앞으로 두고두고 논쟁거리가 될 것 같다. 한편, 나로호가 발사되면 이를 추적하는 추적소가 아슴선이 정상부에 세워져 있는데 표선면 지역을 오갈 때는 멀리서라도 아슴선이에 세워진 추적소를 확인함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아슴선이(아심선이 我心田 我心田地 兒三仙伊, 표선면 하천리 2,405번지, 표고 148.8m, 비 고 29m)는 중산간도로(1136번)와 번영로(97번)가 만나는 성읍사거리에서 표선리 쪽 3.3㎞ 지점 오른쪽의 길을 따라 1.5㎞를 가면 기슭에 이를 있다. 정상부에 항공우주연구원(KARI) 제주추적소가 건립되면서 출입에 제약이 따른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옛날 선인(善人)이 마음을 깨끗이 하기 위하여 이 곳에 올라 여가를 즐기던 곳이라는 데 연유하여 아슴(심)선(我心仙)+이, 또한 오름의 형국이 어머님의 가슴과 같다 하여 아심전(我心田), 아심전지(我心田地), 아삼선이(兒三仙伊) 등으로 불려지고 있다.

이 오름은 표선면 성읍리와 표선리를 잇는 번영로변 오른쪽 1.5㎞ 지점에 나부죽이 엎드려 있다. 길가에서는 능선처럼 보이나 사실은 세 개의 봉우리가 등성이로 이어지면서 둥그스름한 굼부리 형태를 이루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침식된 까닭도 있지만 일부 등성이는 농경지와 임야로 개간되었기 때문에 원래의 형태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려운 편이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이 오름은 ‘어머님의 가슴 형국’이기 때문에 이 오름이 소재한 하천리 주민들은 다른 마을 사람들보다도 유난히 애향심이 강하다고 한다. 외지(外地)에 나가 있으면서도 어머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다른 지역 주민들과는 달리 향리를 못 잊어 수시로 고향을 방문함은 물론 향리 발전에 많은 참여를 하고 있다고 한다.

번영로에서 기슭까지 이어지는 길은 오름 쪽으로 접어들면서 두 갈래로 갈리나 모두 기슭에 이를 수 있는데 2005년 7월에 이 오름 일대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제주추적소가 들어서면서 오름 원래의 모습도 잃어버렸다.

한편, '우리 땅에서 우리 손으로 위성을 발사'하기 위한 우주 개발의 꿈은 전라남도 고흥군 외나로도에 나로우주센터가 준공(2008년 6월)되었고 여기서 발사되는 우주 발사체의 비행을 추적해 각종 비행 정보를 수집할 뿐만 아니라 발사체로부터 전송되는 신호를 수신해 통제 센터로 전송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되는 추적소가 이 오름 정상부에 세워졌으니 우연의 일치일까? 오름의 유래에 너무 들어 맞는 것 같다.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발사가 중지된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의 재발사일이 25일로 결정됐다. 모두 7차례나 연기된 끝에 8번째 발사일이 잡힌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1일 “나로호를 조사하고 있는 한-러 비행시험위원회가 문제를 일으킨 소프트웨어의 오류가 모두 수정됐다고 알려옴에 따라 발사 시간을 25일 오후 5시로 정했다”고 밝히면서 “25일 발사를 하지 못하면 9월 기상 조건을 고려해 발사 일정을 재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하고, 25일 발사가 실패할 경우 발사 연기가 장기화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나로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기원한다.
2009-08-22 09: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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