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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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와 와산리, 와흘리, 함덕리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2시간동안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농경지와 주택 등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주민들은 차례상 준비가 아닌 수해복구로 추석연휴를 보냈다.

대흘리에 살고 있는 기자의 친척도 수해를 입었다. 친척은 “67년을 이 마을에서 살았지만 이런 물난리를 겪은 것은 처음”이라며 “아마도 도로 개설 등을 하면서 물길이 막혀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고 나름대로 원인 분석도 했다.

올 여름에는 제주만 잠긴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도 물에 잠겼다. 지난 7월에는 사상 초유의 대한민국 수도 기능 마비에다, 산사태로 자원봉사를 갔던 대학생 참사 등 대형 사고가 잇따랐다.

제주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지난 15일에는 사상 초유의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렸다. 정부가 밝힌 원인은 전력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늦더위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을 초과할 게 확실해지자 지역별로 송전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전력 당국이 통상적으로 수요가 많은 여름과 겨울이 아닌, 봄과 가을에 발전소를 정비한다는 점은 이해를 한다치더라도 이상기온으로 인해 무더위가 추석 연휴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대응이었다.

올 여름 대한민국을 강타한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와 정전사태를 단순히 이상기온의 책임만이라고 할 수 있는가?

이를 바라보면서 이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자연의 경고라고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재해가 인간의 개발행위와 무관하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단순히 이번 피해를 더워진 지구가 일으킨 기상이변에 따른 자연재해라고 자위해야 할 것인가. 자연을 공존의 대상이 아닌 정복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과학기술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 위에서 세워진 현대 문명에서 모든 자연재해는 인간의 책임일 뿐이다.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커지는데서 비롯된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불확실성보다 더 큰 위기는 자연의 경고를 무시하는 인간의 오만과 불감증에 있다.

자연의 대재앙 앞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친환경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연내 확정을 목표로 제2차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안)을 마련 중이다. 여기에는 제주도를 ‘세계 환경수도’가 전략사업으로 포함돼 있다. 세계 환경수도는 제주가 글로벌 환경수도로 공인 받을 수 있도록 환경헌장 2.0을 제정, 환경 보존의 중요성에 대한 의지를 천명하고 국제적 위상을 제고시켜 도민 주도형 환경수도 조성을 기본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환경운동의 ‘구루’ 레스터 브라운은 저서 ‘우리는 미래를 훔쳐 쓰고 있다’에서 기후변화는 단순히 과학 이슈가 아니라 세계 경제, 세계 안보와 직결되는 정치·사회·문화의 총괄적인 문제라고 말한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 혁명과 재생에너지원을 통한 기후 안정화 ▲생태 도시 계획 ▲빈곤 퇴치와 인구 안정 ▲지구 자원 보호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하고 있는 세계 환경수도가 단순한 환경헌장을 제정하고 발표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제주가 자랑하고 있는 유네스코 자연과학 3관왕에 걸맞는 개발과 보존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계획이 제시되길 기대한다.<부남철 뉴미디어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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