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오름 진지동굴 개발 사업 갈등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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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에 산재한 77곳의 일본군 진지동굴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백미로 꼽히는 한경면 청수리 가마오름 진지동굴에서 개인업자가 개발 공사를 진행(본보 10월 29일 17면)하고 있음에 따라 역사적인 규명과 활용방안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가마오름 진지동굴은 총길이 1.2㎞, 출입구가 10개로 사방팔방으로 뚫렸으며 구조는 ‘井’인 미로형 동굴이다. 또 수직으로도 굴이 뚫려 2층굴이 형성돼 있다.
6년 전부터 진지동굴 개발 사업을 준비한 D교통㈜ 사장 이모씨는 사업비 13억원을 들여 넉 달 전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 현재 1지구 공사가 마무리되고 있다.

가마오름 진지동굴은 1~4지구로 나눠지는데 1지구는 길이 130m, 너비 2m, 높이 2~2.5m로 매우 복잡해 본부 작전실과 간부 은신처 등 군단사령부 벙커(Bunker)가 있던 곳으로 학계에선 보고 있다.

이씨는 동굴 1지구에 조명시설과 함께 1m 간격으로 통나무 갱목을 설치하고 벽면의 송이로 된 곳은 두께 3㎝의 특수합판을 덧붙였다.

30일 이씨는 “괌.사이판은 일본군 진지를 전쟁.역사 사적지로 지정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한 후 “진지동굴은 현재 매몰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역사적인 현장과 후대를
위한 산교육장으로 개방, 새로운 관광자원이 돼야 한다”고 개발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날 대다수의 청수리 주민들도 마을의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이유로 진지동굴의 관광자원화에 찬성하고 있다.

강우남 청수리장은 “진지동굴의 역사.문화 관광지로 개발되면 일본인 관광객들의 정기 답사코스가 돼 대외적으로 마을 이미지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제주도는 일본군 진지동굴 용역조사를 내년 4월에 마무리하고 등록문화재 지정 신청에 따라 이씨에게 개발을 중지토록 권고하고 있어 이에 따른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현재 법적으로 공사를 막을 방법은 없다”며 “다만 진지동굴의 고증을 거쳐 제대로 원형 복원을 하고, 도로 개설 등이 필요할 경우 개인의 독단적인 사업 추진보다는 당국과 유기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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