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자격 느슨...등용문 역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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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신진 작가의 등용문이었던 제주도미술대전(이하 미전)의 추천.초대작가가 양산되면서 그 위상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도내 미술인들이 최근 추천.초대작가 자격 강화와 미전 운영규정 개선을 둘러싸고 각종 의견을 쏟아내는 등 이 문제가 미술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추천.초대작가 어떻게 선정되나=제주도미술대전 운영규정 제31조에 따르면 △미전 연 4회(격 6회) 이상 우수상 또는 특선 △연 15회(격 18회) 이상 입선을 하면 추천작가가 된다(대상은 특선 연 2회, 우수상 및 특선 1회는 입선 3회로 간주).
또 초대작가는 제32조에 △추천작가로 계속 5회 이상 대전에 출품하거나 △제주미술 발전에 현저한 공적이 있는 자로 규정돼 있다.
따라서 연속 대상을 받고 5년만 지나면 자동적으로 미전 초대작가가 될 수 있다.
▲급증하는 추천.초대작가=올해 제28회를 맞고 있는 미전 운영위원회는 최근 추천작가 16명과 초대작가 5명을 새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추천작가는 53명(서양화 11.조각 4.사진 8.공예 2.판화 2.디자인 3.서예 23명), 초대작가는 42명(한국화 7.서양화 7.조각 4.판화 1.사진 12.서예 11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그런데 문제는 1989년 제15회 때 초대작가 운영규정이 마련된 지 13년째가 되면서 앞으로 대부분 미술작가가 추천.초대작가로 선정되는 등 양적 팽창이 예고되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미전에서는 출품된 270점 가운데 80여 점이 추천.초대작가의 작품들이었다.
따라서 심사자격 강화와 운영규정 개선의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욱이 자격 강화와 관련, 기존 추천.초대작가과 추천.초대작가 위촉을 앞둔 미술인 간에 이견이 발생, 갈등마저 우려되고 있다.
또 1994년 한 차례 개정을 거친 ‘제주미술 발전에 현저한 공적이 있는 자’라는 규정 등도 내용이 추상적이고 모호해 여전히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위상 전락한 미전=대부분 추천작가들이 대학시절 계속 출품을 하면서 자격기준 점수의 반 이상을 확보하는 식으로 추천작가에 위촉되고 있다.
한 미술인은 “예전에는 등용문으로서 존재가치가 있었지만 지금은 상당수 미술인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내 미술인의 60% 이상이 미전에 출품하지 않는 등 미술인 사이에서도 미전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풍토가 팽배해 있다.
상당수 중견.원로작가들은 “현 미전의 추천.초대작가 제도가 작가의 창의성과 작품세계, 개인의 실력을 담아내는 객관적 기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중견작가는 “대학 때 운이 좋고 상복이 조금만 있으면 추천작가가 될 수 있고, 이후 5년만 꾸준히 출품하면 자동적으로 초대작가가 될 수 있는 게 현 제도”라고 꼬집었다.
▲대안은 없나=우선 추천.초대작가에 대한 자격기준(점수제)을 강화해 ‘희소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예총 제주도지회에서 맡고 있는 미전 운영을 미술협회를 비롯한 건축가협회와 사진협회 등 3단체에 이관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김순관 미술협회 제주도지회장은 “지역 특성을 고려, 현재 양산일로에 있는 미전 추천.초대작가제를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 (가칭)‘초대작가회’를 별도 운영하는 방식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미술인 스스로 질적 향상과 위상을 높이기 위한 대안 모색도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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