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를 지난 40년 간 보관해 도서관 역할을 합니다"
"제주일보를 지난 40년 간 보관해 도서관 역할을 합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55년 제주일보 애독자 김연 할머니 "우리가 살아가는 역사를 보관하는 일"
▲ 55년동안 제주일보를 애독해 온 김 연 할머니가 제주일보 창간 66주년을 맞아 그동안 보관해 온 제주일보를 펼쳐보고 있다.<고기철 기자>
“대한민국 광복 이후 지난 66년 동안 제주 현대사를 기록한 제주일보를 보관해 도서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제주 출신의 항일운동가 고(故) 김시은 선생의 딸인 김연 할머니(85·제주시 이도1동)는 제주일보 창간 66주년을 맞아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지난 1956년부터 현재까지 55년 넘게 제주일보를 애독하면서 1971년부터 매달 한 달 분량의 신문을 모아 지난 40년 동안의 신문을 보관해 오고 있다.

김씨는 “독립유공자의 딸로서 대한민국의 역사를 또 제주의 역사를 후손에게 남겨주는 일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 생각하며 제주일보을 매일 매일 보관했다”며 “초등학교 선생님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인사들도 제주의 옛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역사를 보기 위해 자신의 집을 종종 찾는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지난 2002년 불의의 사고로 인해 허리를 다쳐 거동이 불편한 김씨는 “처음 보관할 때보다 늘어난 지면 때문에 손이 많이 가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역사를 보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신문 구독의 이유에 대해 “일본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나왔지만 1945년 3월 17일 오전1시 15분께 미국의 공습으로 인해 일본에서 살던 집이 불에 타버렸다”며 “교과서와 일기장 등 모든 것을 잃어버린 채 제주도로 오게 돼 공부를 하기 위해 제주일보를 구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제주일보를 읽게 되면서 신문은 단순히 정보 전달의 역할만이 아닌 교육적인 면도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 때문에 밥을 굶더라도 신문은 지속적으로 구독하게 됐다”며 “신문은 기억하기 힘든 것조차 알려주는 기능도 해 무척 이로웠다”고 교과서처럼 신문을 아꼈다.

김씨는 여전히 여든 살이 넘은 나이에도 신문을 펼쳐보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그는 이어 “사회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사가 많이 게재됐으면 좋겠다”며 “보다 알찬 미담 사례를 발굴, 소개해 앞으로도 제주의 대표 언론으로 도민들에게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고권봉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