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문인들의 친일 과오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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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현기영)는 광복 57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11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일제시대 친일문인들의 과오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할 예정이다.
작가회의 강형철 상임이사는 9일 “이번 회견은 반민족 행적이 뚜렷한 친일문인들의 명단과 경력, 작품목록을 공개하고, 선배 문인들의 역사적 과오에 대해 후진들이 속죄하고 자성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일제하 하동군수를 지낸 이항녕씨, 소학교 교원생활을 했던 김남식씨, 시인 김동환의 아들 김영식씨 등 그동안 친일행적에 대한 개인적 참회와 속죄 사례는 더러 있었다. 종교계에서는 천주교의 2000년 대희년 참회와 기독교계의 ‘21세기 한국기독교 신학선언’ 등 과거사 청산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개별 창작활동을 하는 문화예술계의 특성상 문단이 선배문인들의 친일행적을 집단적으로 사죄하는 것은 이례적이라 할 만하다.
작가회의측은 “미당 서정주 사후 벌어진 친일행각 논란이나 ‘민족정기를 세우는 의원모임’이 지난 3.1절에 친일파 명단을 공개한 뒤 불어닥친 만만찮은 역풍 등을 감안할 때 친일작가의 명단 발표가 사회적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명단을 발표하려는 것은 역사청산 노력을 사회분열로 몰고가려는 수구세력의 반역사적, 몰가치적 행태를 더이상 묵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명단 심의에 참여한 임헌영(중앙대 교수) 민족문제연구소 부소장은 “상황론이나 공과론으로 명백한 죄과를 희석시키려는 것뿐만 아니라 극단적 청산주의도 모두 비판받을 요소”라면서 “과거사 청산작업은 보복이나 단죄가 아니라 진실의 토대 위에 잘못을 반성하고 당당한 민족으로 거듭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작가회의는 이날 기자회견 후 ‘강요된 부역인가, 내재된 신념인가’라는 주제로 일제하 문화예술계의 친일논리와 성격을 규명하는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임헌영 교수가 기조 발제를 한 뒤 김재용(원광대 교수), 최열(가나아트 기획실장), 노동은(중앙대 교수), 이효인(경희대 교수)씨가 문학, 미술, 음악, 영화 등 부문별 주제발표를 하고 토론을 벌인다.
친일문학 작품목록은 이달 중순 발행되는 계간 ‘실천문학’ 가을호에 게재되며, 친일문인 명단과 전력, 선정근거 등은 오는 14일 민족문제연구소 홈페이지(www.historyfund.com)를 통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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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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