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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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유럽쪽에서는 큰 변화가 일어나려 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유럽합중국(合衆國)’이라는 초거대국가(超巨大國家)로 변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다루고 있는 ‘유럽미래회의(CFE)’는 2004년에 유럽합중국을 출범시킨다는 목표 아래 이미 헌법초안까지 마련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현재 알려진 헌법초안에는 유럽합중국 대통령제 및 국민회의 창설, 유럽인 복수국적제 등이 제안돼 있다. 여기에서 국민회의는 국회에 해당되는 모양인데 이렇게 되면 합중국으로서의 윤곽이 희미하게나마 드러난 셈이다. 화폐는 이미 유로화(貨)가 발행되고 있으므로 문제될 게 없을 것 같다.

사실 유럽에서 합중국 얘기가 나온 것은 1차세계대전 무렵부터다. 1958년 발족된 ‘유럽공동시장(EEC)’의 궁극적 목표도 거기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 보면 유럽연합은 합중국을 향한 2단계째 진전된 형태라 할 수 있다.

과연 2004년에 25개국이 연합한 유럽합중국이 출범할는지, 또 출범하더라도 성공할 수 있을지는 두고볼 일이지만 성공할 경우 그들은 1910년대 이래 80여 년 만의 꿈을 실현하게 되는 셈이다.

20세기 이후 가장 강력한 합중국 혹은 연방국가는 미합중국과 구소련(舊蘇聯)으로 대표되면서 세계를 양분, 대립해 왔다. 앞으로는 구소련을 대신한 유럽합중국과 미합중국 양대세력이 세계를 요리하려들지도 모른다. 세계가 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대사건이다.

특히 동일 역사.동일 언어.동일 문화를 꽃피운 동일 민족이면서 이념으로 분열되고,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는 유럽합중국의 탄생과정을 예의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성의 계기로도 삼아봄 직하다.

합중국을 만들려는 유럽 25개국은 언어.문화.역사.민족 모두 제각각이다. 그럼에도 국가가 서로 연합, 합중국이라는 거대국가를 탄생시키기 위해 헌법초안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한반도는 어떤 꼴인가. 통일이나 연방제는 고사하고 남.북 정상끼리만 만날 수 있어도 무슨 천지개벽이나 하는 것처럼 야단이다.

유럽쪽에서 보면 별난 곳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독일이 있지 않았느냐고 할지 모르나 통일된 지 언제인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묻고 싶다. 남한의 유신정권 시절 정도라도 민주주의에 좀더 가까이 올 수는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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