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24시 - 제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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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에서 항만의 위치는 그 어느 분야보다도 중요하다.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항공편이 발달하기 이전인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제주도민이 다른 지방에 가기 위한 수단은 주로 1927년에 개항된 제주항을 통한 선박에 의존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항공편을 이용한 여객수송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지면서 교통수단으로의 항만과 여객선 기능은 약화됐다.

하지만 제주도민들이 필요한 생활필수품과 도로건설과 대형 건물 등 기간시설을 갖추기 위한 건축자재 수송 및 제주도민이 생산한 농수산물의 수송면에서는 하지도 항만의 중요성은 매우 높다.

여객수송분야를 제외하고는 제주에서 소요되는 대부분의 물자는 제주항을 통해 반입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부유층의 여행패턴인 국제크루즈 유람선의 제주 취항이 점차 늘고 있어 대외적으로 제주의 관문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제주항의 하루는 그 시작과 끝이 없다.
제주항의 화물하역장을 밝히는 조명등은 태양이 서해로 모습을 감춘 뒤부터 다시 동쪽으로 떠오를 때까지 제주항을 환히 비추며 제주도항운노조원들의 하역작업을 돕는다.

최근 들어 화물입항 물량이 많아지고 특히 감귤 등 제주산 농산물 출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항운노조 야간 근로자들은 밤잠을 뒤로한 채 밤이슬을 맞으며 제주항과 함께 밤을 보낸다.

밤새 끊이지 않는 대형 크레인과 지게차의 굉음이 제주항의 역동성을 대변해주고 있다.
밤새 노조원들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허연 입김과 함께 제주도민들이 이용할 모래와 철재류와 각종 잡화가 쏟아져 나온다.

어둠이 채 가시기 전에 제주항을 찾는 사람들은 오전 6시에 출항하는 녹동행 여객선에 승선하기 위한 승객들.
많지 않은 승객들이 모자란 잠에 연신 하품을 하며 어둠 속에서 제주항을 찾아 여객선에 몸을 싣고 선실바닥에 기대어 다시 못다한 잠을 청한다.

이어 오전 6시30분이 되자 4300t급 카페리여객선 코지아일랜드(COZY ISLAND)호가 부산항을 출항하고, 한 시간 뒤에는 오리엔트스타2(ORIENTSTAR2)호가 역시 부산항을 출항해 제주항에 입항한다.

여객터미널의 토산품 기념품 판매점들도 오전 8시를 전후해 완도로 가는 한일카훼리호, 인천행 춘양호와 청해진고속훼리1호 등의 출항시간과 함께 문을 열고 손님을 맞는다.

제주항에는 제주항을 기점으로 다른 지방을 운항하는 여객선과 화물선의 입출항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최근 들어서는 외국의 대형 크루즈유람선들도 자주 제주를 찾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수속을 담당하는 세관, 출입국관리사무소, 검역소 직원들의 발길도 잦아졌다.

올 들어서만 일본, 중국 등지에서 제주를 찾은 유람선이 50척이 넘고 특히 지난 10일에는 제주항 개항 이래 가장 큰 6만3000t급 볼렌담호(미국 홀랜드아메리카라인사 소속)가 1400명의 관광객을 싣고 제주를 찾았다.

제주항을 입출항하는 화물선과 여객선, 그리고 제주항을 수시로 드나드는 대형화물트럭 등 바쁜 하루를 보낸 제주항도 오후 7시30분 한일카훼리2호와 오후 8시 대흥고속훼리의 입항으로 긴 한숨을 쉬며 하루를 마감한다.

그러나 다른 지방으로 반입되는 제주산 농수산물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화물하역작업은 태양 대신 제주항을 밝히는 조명등 아래 밤새 계속되며 제주항은 내일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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