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이 교육을 만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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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택 탐라교육원 수련부장

수필가문화와 예술은 물과 공기처럼 삶의 도처에 스며들어 진면목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오래 익힌 술처럼 긴 세월 축적되어야 가치가 더욱 빛난다. 고려(팔만)대장경 간행 천년을 맞아‘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이 해인사를 비롯한 경남 일원에서, 탐라 천년의 맥을 잇는 탐라문화제(기존 한라문화제)가 우리고장에서 10월에 열린다.

 

금속활자 세계 첫 발명과 한글 창제에서 보듯 우리는 수 천년의 문화 강국이다. 하지만 당파싸움과 쇄국정책, 일제의 문화침탈과 빠른 산업화 사회를 거치면서, 우리의 문화예술 혼은 잠시 시들었고 삶의 질과 소통능력도 떨어졌음도 사실이다.

 

선진국 문턱에 들어선 지금, 한국인의 무선인터넷 가입률과 자살률, 그리고 노동시간이 OECD 1위라는 의미는 무엇일까? 소통이 원만하지 못한 사회이고 삶의 질에도 문제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정보화와 경제력에 힘입어 여가선용과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도 점차 늘어나는 요즈음, 이 시대는 우리들에게 인성과 창의력과 함께 심미성과 상상력도 요구하고 있다. 일찍이 김구 선생은 “한 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오직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미국의 사상가 존 듀이는 “인간의 삶이 영위되는 한 예술은 영원할 것이며, 문명이 위기를 맞을 때 인류에게 예술이라는 극복의 장치가 있다”고 했다.

 

7080세대의 가요가 다시 뜨고 있고, 세계로 부는 K-Pop 열풍이 거세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고 사람을 바꾸는 것은 교육(학교·사회)임이 실감나는 시대이다. 지금은 바야흐로 학교만이 아닌 기관, 기업 등 우리사회 전반에서 교육이 이루어지는 평생학습의 시대이다. 스마트폰 시대에서의 문화예술 교육은, 일상 속에서 통합적 사고와 소통능력을 배양케 해주는 중요한 장치이다.

 

기능적 예능교육에서 체험과 소통을 중시하는 통합적 교육으로 예술교육이 바뀌고 있음도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된다 하겠다.

 

국내·외의 지성들은 문화예술이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역설한다. 정부에서도‘문화예술지원법’을 제정·시행하고 있는 만큼,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예술을 경험하고 수행하는 기반조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2009년 개정된 교육과정에서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문화예술교육을 운영하는 것도, 문화예술제를 수시로 개최하거나 관람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정부도 고등학교에서 선택과목으로 전락한(?) 예술과목들을 필수과목으로 재지정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지도자의 진정한 역할은 창조적인 전략가이자, 변화의 예술가여야 한다”고 프란체스코 알베로니는 그의 저서 ‘지도자의 조건’에서 강조한다. 학교장이 청와대에 초청돼 사례를 발표한 적이 있는 위미중학교에서는 1학생 1악기를 다루는 전교생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예술교육은 물론 학생들의 정서순화 및 창의성 교육에도 이를 활용하고 있으며, 지역주민들에게도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연하게 이뤄진 것은 예술이 아니다”라는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의 말처럼 문화예술의 향유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과 체험이 병행될 때 얻어지는 소중한 혼이고 향기이다. 우리 사회가 경작하는 문화예술 향기가 그윽한 토양에서, 시민들은 관용과 배려, 나눔과 소통이란 나무에 튼실한 열매를 맺게 할 것이다. 도처에서 접하는 다양한 문화예술을 경험한 우리 몸안의 문화예술의 DNA가 더욱 활성화 돼 우리 사회가 문화시민으로 넘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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