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기사정과 민영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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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발전노조의 파업이 커다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음에도 아직 제주사회는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전기는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에너지이다. 다른 에너지와는 달리 저장하기도 어렵다. 생산된 전기는 소비되지 않으면 공중으로 날아가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전기는 생산과 동시에 소비가 이루어지는 특별한 에너지원이다. 또한 단 1초의 정전만으로도 컴퓨터로 작업한 파일을 날려버릴 수 있고 생산시설이 정지될 수도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발전노조의 파업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제주지역의 발전시설은 삼양, 한림, 안덕에 위치한 소규모 발전시설로 구성되어 있으며 발전능력은 약 35만㎾ 정도이다. 이 밖에도 전남 해남과 삼양을 연결하는 약 15만㎾급의 전력케이블(HVDC)로 연결되어 있다.

전력부하는 약 30만㎾ 정도인데 여름철 최고치는 거의 40만㎾에 육박하기도 하였다. 이는 1995년 약 17만㎾ 정도였던 것을 고려하면 불과 몇 년 사이에 갑절 가까이 전력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각종 문명의 이기를 향유하게 되었고 생활의 향상으로 편리한 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제주가 가지고 있는 발전시설은 소규모이기 때문에 효율이 높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의 전기는 전력케이블을 통해서 받고 부족분만을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전력케이블을 통해 전기를 가져오게 되면 일일 약 1억원 정도의 손실을 만회할 수 있게 된다.

한편 한국전력주식회사는 제주도에 전기를 팔아서 1년에 약 1000억원의 손실을 입는다. 제주지역의 소규모 발전시설은 가동하게 되면 효율이 떨어지고 가동하지 않더라도 유지보수에 만만치 않은 돈이 들어간다.

뿐만 아니라 농가전력에 대한 할인제도 등으로 인하여 제주지역은 한국전력주식회사의 입장에서는 돈벌이가 되지 않는 곳이다.

전력산업 민영화는 그동안 한국전력주식회사가 맡아서 수행하고 있던 발전, 송전,배전을 분할하여 민간에 매각하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이른바 발전(發電)은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고 송전(送電)은 발전된 전기를 고압으로 전송하는 것, 그리고 배전(配電)은 전기를 필요로 하는 가정과 각종 산업시설에 전압을 낮추어서 분배하는 것이다.

현재 배전부문의 민영화는 되지 않은 상태이나 곧 그리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과연 어떤 회사가 제주에 전기를 팔겠다고 나설지 궁금하다. 최소한 배전회사가 입게 되는 손실을 보전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결국 제주지역은 년간 1000억원 정도의 전기세를 현재보다 더 부담해야만 할 것이다.

앞으로 제주가 국제자유도시로 발전하고 인구가 늘어나면 더욱 많은 전기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태양에너지, 풍력에너지는 아직까지 대규모 전력공급원으로 실용화되지 않았고 대기오염 물질이 아니더라도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력발전시설을 제주지역에 건설하는 것은 어쩌면 관광산업의 피해를 가져와 제 발등을 찍는 것이 될런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오염시설은 남의 집 뒷마당에 두고 우리는 전력케이블을 증설해서 깨끗한 전기만을 사용하겠다고 얌체를 부릴 수도 없다.

제주도는 벌써 이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어야 한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알만한 사람들이 걱정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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