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를 보면 국제선 항공기가 거의 같은 시간대에 출발할 경우 비좁은 출국 대합실은 그야말로 ‘시장통’과 흡사하다고 한다. 일례로 일본행 전세기 두 편이 15분 간격으로 출발한 지난 4일 오전 이곳 대합실은 탑승객 360여 명이 동시에 몰리면서 큰 혼잡을 빚었다는 것이다.
도대체 국제선 출국 대합실 의자가 겨우 136개밖에 안 된다니 한심하다. 이날도 230여 명이 선 채로, 심지어 바닥에 앉아 탑승시간을 기다리는 진풍경이 빚어졌다고 한다.
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는 국제관광지 제주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아마도 세계 어느 국제공항 출국 대합실도 이보다 못한 곳은 없을 것이다. 세상에 승객들이 의자가 없어 대합실 바닥에 앉아 탑승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국제선 대합실이 또 있을지 궁금하다.
뿐만 아니라 출국 대합실에 스낵코너 하나 없어 출입국 심사대에 항공권을 맡기고 식사를 하고 오는 승객들도 있다고 한다. 국제선 출국 대합실이 왜 이처럼 무책임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제주공항 청사 자체가 이용객이 늘면서 비좁아진 데에도 원인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시설 관리에 비해 부족한 국제선 출국 대합실 관리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공항측은 가뜩이나 협소한 공간에 내국인 면세점 시설을 하고 있다. 물론 국제자유도시 건설 자금을 마련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모르는 바 아니나, 이로 인해 공항 이용객들이 일정 부분 불편을 감수하게 됐다는 시실을 알아야 한다.
특히 관광 겸 내국인 면세점 이용 목적의 관광객 증가도 예상된다. 그러나 그것이 내국인 면세점을 굳이 비좁은 공항 청사에 설치해야 할 이유는 될 수 없다. 다른 곳에 면세점을 만들어도 관광객은 온다.
공항측은 중.장기계획에 의해 공항청사가 확장되기 전에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인 모양이나, 언제가 될지 모를 그 시점까지 지금과 같은 상태로 간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이제라도 국제선 출국 대합실 공간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고, 부족한 의자를 수요에 맞게 갖추는 등으로 최소한 형편 없는 국제공항 이용 시설이라는 지적만은 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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