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만나면서 제주에 대한 사랑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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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사진 동호회 '제주야생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김춘수의 ‘꽃’ 중에서

해국, 갯쑥부쟁이, 꽃향유, 제주골무꽃, 영아리난초···. 평소 들어 보지 못한 생소한 이름들이다.

우리가 흔히 오름과 들에 핀 이름 없는 꽃들이라 일컫는 제주의 야생화는 각기 다른 이름처럼 저마다 소박하고 은은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사진동호회 ‘제주야생화(회장 김창욱)’는 2004년 제주의 식물에 관심이 많던 10여 명이 만든 작은 모임으로 시작해 이제는 오프라인 회원 115명을 포함해 온·오프라인 회원 900여 명에 달하는 모임으로 성장했다.

우연히 발견한 야생화를 보고 그 아름다움에 빠진 교사와 사진을 찍으며 야생화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알게 된 사진작가, 야생화가 좋아 주말이면 제주 전역을 누비며 카메라에 담는 주부, 회사원, 공무원, 자영업자 등 직종도 야생화만큼이나 다양하다.

직업도 다르고 생김새로 다르지만 이들은 제주의 야생화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매월 1차례 야생화를 탐사하고 사진을 찍는 한편 야생화 자생지 복원사업, 유해 외래식물 퇴치작업, 환경정화 등에 나선다.

또 매년 1차례 야생화 사진전을 열어 야생화의 소박하고 은은한 아름다움을 도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이들은 올해 서귀포시의 한 계곡에서 꿀풀과에 속하는 미기록종 식물을 발견, ‘제주골무꽃’이라는 명칭을 부여하는 등 제주 야생화의 종다양성을 높이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회원 김성익씨(66)는 “10년전부터 건강을 위해 걷기운동을 하는데 오름 등을 다니다보니 자연스럽게 야생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화려하지는 않지만 마음에 와닿는 소박한 아름다움을 가진 야생화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야생화를 만날 생각에 하염없이 가슴이 설렌다. 긴 겨울을 이기고 새로운 봄을 맞아 가장 먼저 만나는 복수초와 노루꽃 등 야생화를 만날 때의 감동은 좀처럼 잊을 수 없는 기분 좋은 경험이다.

아름다운 야생화를 만나고 사진을 찍다보니 인상도 부드러워지고 성격도 밝아지고 여유로워졌다는 것이 회원들의 공통된 변화이다.

김창욱 회장은 “야생화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버섯, 새, 곤충 등 제주의 자연에 대한 애정으로 확장되고 이러한 제주 자연을 지키고 보존하기 위한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며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훼손되는 제주의 자연을 지키고 복원하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제주야생화 cafe.daum.net/orumilove

현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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