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산지 둔갑 안된다
감귤산지 둔갑 안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제주도민이라면 누구나 외국산 농.수.축산물의 국내산, 혹은 제주산 둔갑을 나무란다. 용서 못할 짓이라며 흥분하고, 분노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일부이기는 하지만 정작 도민 스스로도 그러한 짓을 뻔뻔스럽게 저지르고 있다. 그러면서도 반성의 빛이 없다.

감귤 생산지 허위표시가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를 테면 중국산 옥돔을 제주산으로 둔갑시키는 행위나, 제주시.북군 감귤을 서귀포시.남군 감귤로 허위 표시하는 게 무엇이 다른가. 그짓이나 이짓이나 파렴치하기는 매한가지다. 참으로 한심스러운 작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생산지를 허위로 둔갑시킨 감귤이 몇 백 t이거나 몇 천 t 정도가 아니다. 해마다 수만 t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충분히 소비자들을 헷갈리게 하고, 시장을 교란시키고도 남을 물량이다.

2001년산 감귤의 경우 생산지가 제주시, 혹은 북군임에도 불구하고 서귀포를 통해 출하된 물량이 무려 5만4800t이나 되며 이중 상당량이 서귀포산으로 둔갑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산 감귤도 비슷하다. 4만4700t의 산북(山北)쪽 감귤이 서귀포를 거쳐 나가면서 많은량이 생산지가 왜곡되었다. 아마 요즘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진행 중에 있을 것이다.

제주시.북군 등 산북산 감귤이 꼭 서귀포산으로만 둔갑하는 것은 아니다. 감귤 맛이 서귀포산과 비슷한 남원읍 등 남군산으로도 상당량 둔갑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연간 허위표시 감귤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모든 농.수.축산물의 경우가 그러하듯, 생산지를 둔갑시키는 이유는 값을 더 받기 위한 술책이다. 산북 감귤을 서귀포나 남군산으로 둔갑시키면 적어도 3.75㎏당 200원 이상을 높게 받을 수가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일부 도민은 물론, 중간상인, 선과장 등이 이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생산지 허위표시 감귤 출하도 불량과 출하와 마찬가지로 철저히 억제하지 않으면 안된다. 만약 적발될 때에는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엄단해야 한다. 생산지를 속이는 행위 자체가 곧 소비자들에게 전체 감귤의 신뢰를 잃어 값을 떨어지게 하는 결과가 된다. 제주도민들은 외국산 농.수.축산물의 제주산 둔갑을 나무라기에 앞서 자신들 스스로 감귤 생산지부터 양심껏 바르게 표시해 주기 바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