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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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안철수 연구소 주식 지분 절반(당시 시가 1500억 원 상당)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했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하 융대원)을 놓고 대한민국 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권은 물론 경제·학계에 이르기까지 안 원장의 행보에 대한 관심과 파장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정치권은 끝임없이 안 원장 영입을 위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주식시장에서 안철수 연구소의 주가는 연일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학계로까지 번졌다. 지난 16일 서울대에 따르면 2012학년도 융대원 전기 모집 석사과정 경쟁률(모집단위가 다른 분자의학 및 바이오제약학과 제외)은 2.81 대 1을 기록해 지난해 경쟁률 1.66 대 1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특히 안 원장이 교수로 있는 ‘디지털정보융합학과’는 석사과정 경쟁률이 같은 기간 2.22 대 1에서 4.43 대 1로 두 배정도 상승했고, 박사과정 경쟁률도 2.67 대 1에서 3.5 대 1로 크게 뛰었다.

안 원장에 대한 한국 사회의 반응에 ‘어떤 것을 좋아하는 현상이 전염병과 같이 전체를 휩쓸게 된다’는 의미의 ‘신드롬(syndrom)’이라는 말을 붙여도 어색하지 않을 듯 싶다.

정치권은 안 원장의 재산 사회 환원을 두고 정치 행보의 신호탄이라 해석하고 일각에서는 ‘안철수식 정치 스타일’이라는 표현도 흘러 나오고 있다.

이런 표현은 그동안 한국 정치권의 역사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2000년 이후 대선주자들의 거액 기부는 종종 있었다. 비록 그들이 기부할 때 ‘대선용’이라고 밝힌 적은 없지만 국민들은 그렇게 봐주지 않았다.

최근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8월 범현대가에서 설립하는 ‘아산나눔재단’에 사재 200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정 전 대표를 비롯한 범현대가 오너들이 사재와 회사 돈 5000억원을 출연해 재단을 설립하는데 이를 사실상 정 전 대표가 주도한 것이다.

당시 정 전 대표는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10주기를 맞아 이 같은 일을 했다고 밝혔으나 일부에서는 한나라당의 잠재적 대선 주자 중 한 명이지만 박근혜 전 대표와 격차를 좀처럼 줄이지 못하자 사재출연을 했다는 해석도 있었다. 한마디로 ‘대선용’이라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007년 12월 7일 재산의 사회기부를 약속했다. 17대 대선을 10여 일 앞두고 한 약속인 만큼 역시 ‘대선용’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그 뒤 이 대통령은 실제로 지난 2009년 7월 자신이 설립한 청계재단에 재산 331억여 원을 기부하는 형식으로 약속을 지켰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세운 재단에 자신의 재산을 기부한 것이기 때문에 “기부가 맞느냐”는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안 원장은 이런 사회적 논란을 의식한 듯 인터뷰를 통해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받은 입장에서 앞장 서서 공동체를 위해 공헌하는 이른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필요할 때”라고 기부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나 안 원장의 말과 행동은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그는 이미 유력 정치인의 반열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이 안 원장의 기부에 대해 정치적 해석을 내놓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정치권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왜 국민들이 안 원장의 기부에 대해 열광하느냐는 것이다. 한 네티즌의 말로 대신하겠다. “기성 정치인들이 스스로 자기 재산 10원하나 내놓은 적이 있나?”

기부는 누가 했건 간에 그 자체로 긍정적이다. 오히려 안 원장의 기부에 대해 일부 정치권과 언론이 지나친 해석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 봐야 할 때다.

<부남철 뉴미디어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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