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와 화순항 해군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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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명의 인명 살상과 1000만명의 이산가족, 수십만명의 미망인과 전쟁고아를 야기했던 6.25전쟁과 같은 군사적 침략만이 국가 안보의 위협요인은 아니다. 국가경제를 순식간에 아사지경으로 만들 수 있는 해상교통로 파괴 또한 군사적 침략 못지 않은 국가 안위의 위협요인이다.

그래서 한국 해군은 전쟁의 억지나 방어와 같은 군사적 역할 뿐만 아니라 해상교통로 보호와 같은 국가경제 발전에 직결되는 경제적 역할도 수행할 것을 요구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남북으로 단절되어 사실상 해양 국가나 다름없는 입장에서 해양지향성 경제성장전략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바 해군의 해상교통로 보호는 국가 안보 차원의 지상명령이라 할 수 있다.

화순항 해군부두 건설은 제주남방 배타적 경제수역이나 바시해협과 같은 원해에서 국가 발전의 젖줄인 해상교통로를 각종 군사.비군사적 위협으로부터 온전히 지키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국가 안보 차원의 요구라고 할 수 있다.

안보란 단 1%의 필요성만 있어도 100% 완벽하게 준비해야만 하는 국가적 과제이며 철저히 준비하고 강화하는 그 자체를 본질로 삼는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논의의 초점은 화순항 해군부두 건설이 필요한가 아닌가가 아니라 필요하되 규모와 성격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맞추어져야 한다. 즉 가부의 문제를 떠나 정도의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화순항 해군부두는 제주 남방해역에서 우리 해군 함정이 신속하고 지속적인 작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군수지원시설과 부대시설, 1500m의 접안 부두가 들어설 수 있는 규모의 부두이다.

또한 사업비 6200억원은 실제 사업이 착수되는 2006년도 이후까지의 물가상승률, 해저준설토를 이용한 매립지 7만여 평 확보, 장병들의 삶의 질 향상과 주변 관광지에 어울리는 시설 건축 등을 고려해 산출된 금액으로 결코 전략기지를 건설하기 위한 금액이 아님을 밝히는 바이다.

한편 소위 복합항이라는 개념을 내세워 기존의 화순항 민항 건설 계획을 확대.재편, 화순항을 군사용.상업용.관광용으로 혼합 사용하자는 일종의 절충안도 제시되고 있지만 이럴 경우 유사시 민항 사용에 제한을 받는 등 불편함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실제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민항을 일반 선박과 군함이 함께 사용하는 예는 없다.

진정한 의미의 복합항이란 기존 계획대로 민항과 군항, 각 지원 및 부대 시설을 별도로 분리해서 건설해 종합적으로 하나의 항구가 되는 것이다.

천시(天時)는 지리(地理)만 못하고 지리(地理)는 인화(人和)만 못하다고 한다. 아무리 현 시점이 국운 융성을 위한 호기이고, 아무리 국운 융성을 꾀할 수 있는 지정학적 이점이 크다 해도, 서로 화합하고 단결하지 못하면 시운과 지리적 이점은 모두 한낱 물거품이 되고 만다는 교훈이다.

국민의 군대는 국민들이 진정한 애정과 성원을 보낼 때 사기충천할 것이며, 사기가 충천한 군대만이 굳건한 안보태세를 확실히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국가 안위를 위한 해군의 노력에 제주도민들이 적극적인 성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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