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는 관광의 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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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사에 세계전쟁이 없었다면 지금 관광은 어떠한 상(相)이 돼 있을까? 세계전쟁이 없었다면 세계의 관광인구가 지금의 2배 가까이 늘어나 이미 지구의 괘도가 일일권과 시공간권으로 좁혀져 공동체적인 생활권 문화의 꽃을 피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가능은 이미 탈산업사회 속에 정보통신, 컴퓨터시대가 지금보다 더 일찍 찾아왔을 것이며 성숙된 사이버생활로 세상은 윤택해지고 더구나 노동시간 축소로 지금 한국에도 주5일 근무제 요구가 아닌 그 이상의 주휴 3일 내지는 4일로 여가시간이 삶을 차지하는 ‘여가시대’를 훨씬 앞당겼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대중관광의 시발은 1840년대부터 서방국가인 영국을 비롯하여 점차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의 교류가 이어졌다. 세계1차대전까지 공업 근대화 속에 철도, 항공, 항해와 숙박, 여행업 등 관광대량화 산업화의 맥락을 이어 오고 있었으나 제1차와 제2차 세계대전은 관광욕구를 완전 제로로 만들어 산업화를 접어야 할 뿐 아니라 시발점인 제자리로 되돌려놔야 할 입장이었다.

전쟁은 관광을 직격탄으로 날려버렸고 전쟁으로 인해 평화와 행복이 쪼개지는 아픔을 가지게 하곤 했다. 그래서 전쟁은 관광의 적, 평화의 적이라 아니할 수가 있겠는가 하는 거다. 세계대전의 종전으로 다시금 산업사회화의 활기를 되찾고 그 진전은 대중적 관광으로 급물결을 타면서 눈앞의 세계관광이동인구 7억을 능가할 만큼 기하급수적인 대량관광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가히 폭발적인 현상이며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이 두렵기도 하고 불안한 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얼마 전 국제테러가 자유민주주의 상징도시인 미국 뉴욕시의 쌍둥이 무역센터빌딩을 폭파했을 때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공포와 비애를 느꼈고 관광마저 멈춰 순간의 냉기류는 관광산업을 적자판으로 곤두박질치게 하고 세계관광 또한 뒷걸음질하고 있다.

그 후 계속하여 필리핀 일부 지역의 치안불안 속 인질 납치, 테러사건이 반복되고 있고, 지난달 인도네시아 발리섬 나이트클럽에서 190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 하며 러시아 모스크바극장에서 170여 명의 인명 피해를 낸 인질극 등 여러 곳의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관광을 꽁꽁 얼리고 있다.

태국도 국제테러와는 무관한 종교전 대립으로 인해 여행객들의 여행취소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지금의 발리는 위기이다. 발리의 전체 수입의 90%가 관광산업에 의존해 온 편이며 더구나 테러 이후, 여행금지령을 내린 국가들이 금지령을 해제하지 않고 있는 판국이다.

게다가 미국의 아시아문제 전문가들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이 늘어나는 테러위협 때문에 경제기구의 성격에서 안보 기구로 변신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덩달아 미국을 위시해 호주, 캐나다, 포르투갈, 덴마크, 영국 등 서방국가들은 동남아 테러의 위험으로 여행주의보 내지는 공동성명을 내면서 오히려 그들이 무마용으로 부당한 처사를 내보이고 있다. 어떻든 발리사태 이후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등은 추가 테러 가능으로 반(反)테러연합 결성과 안보동맹을 강화하고 있으며, 세계는 일고 있는 ‘테러와 전쟁’의 새 전선이 되어가고 있다. 테러가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남북의 대치상황에서 북의 테러를 경험했으며, 한국이야말로 안전지대라 할 수 없고 불안이 가시지 않는 표적이 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거기다가 ‘평화의 섬’이라 하는 제주는 진정 영구적인 평화주의자들의 꽃을 피우는 터전이 돼야 할텐데 말이다. 현대의 테러야말로 관광의 적이다. 관광은 첫째도 둘째도 안전이며, 평화이다. 관광은 ‘자유와 평화의 상징’이므로 자유 없이 관광이 있을 수 없고 평화 없이 관광이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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