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돌려 길 안내해준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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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철 관광이 한창일 때 도내 렌터카 업체 관계자로부터 들은 얘기다.

초.중.고 수학여행 등 단체관광객이 대거 몰리다보니 전세버스가 동이 났다.

일부는 다른 지방의 노후 전세버스를 들여와 안전이 우려되기도 했다.

모 친목 관광객 30여명은 도리 없이 렌터가 승용차 10여대를 이용하게 됐다.

그러나 이들 모두는 과속으로, 그 것도 2회씩 줄줄이 무인 카메라에 찍혔다 한다.

제주가 초행길이라 시속 70km 일주도로를 달리다 보니 마을 안길 제한속도가 50km인 사실을 알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교통위반 범칙금을 받아들고는 너무나 황당했다 한다.

이들에겐 다시 오고 싶은 제주관광이었을까.
▲지난 여름철 피서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였다.

우리 일행 3명은 해안가 숙소에서 택시를 빌려 타고 가장 가까운 동굴로 향했다.

전날 미리 예약 한대로 1시간 남짓하면 동굴에 도착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시골길에서 고속도로를 접어들고 한 30분쯤 지났을 즈음이다.

운전사는 주유소 부근을 지나는 젊은 여성에게 길을 묻고는 다시 시골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동굴 안내 화살표가 보이지 않았다.

5분쯤 헤매는데 농사용 트럭을 몰고 가던 노인을 발견, 다시 길을 물었다.

그는 흔쾌히 차를 돌리고는 자신을 따라 오라고 했다.

한참 가다가 눈앞에 산 중턱 건물을 가리켰다.

▲문제는 또 발생했다. 그날따라 동굴은 휴관이었다.

전기 보수공사 관계로 아무도 입장을 못한고 했다.

민둥산 고불고불 급경사 도로에 겁이 나면서도 찾은 곳이었으니 참으로 허탈했다.

하지만 어쩌랴, 우리는 포기하고 내려가자고 했다.

그러나 운전사는 여성 관리인에게 계속 항의했다. 사전에 산을 오르기 전에 휴관 안내판도 없었고, 특히 이들은 외국에서 온 분들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20여분쯤 지났는가, 그녀는 특별 케이스라며 비상 전등만 키고 동굴을 안내했다.

도심으로 들어와 헤어질 때 운전사는 결코 팁을 받지 않았다.

그리스 아테네 인근에서의 일이다.

지금도 그 노인과 운전사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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