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의 개기월식 '우주쇼'에 시민들 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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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엄마, 저기 보여요! 달이 눈썹같이 남았는데 별처럼 밝네…"
서울 서초동 집앞 몽마르뜨공원에 망원경을 갖고 나온 고등학교 2학년 윤하연(18)양은 연방 "너무 예쁘다"고 탄성을 내뱉으며 아예 잔디밭에 누워버렸다.

10일 밤 서울 곳곳의 공원과 전망대는 추운 날씨에도 개기월식을 구경하러 나온 가족단위 인파와 연인들로 넘쳐났다.

우리나라에서 개기월식 전 과정을 관측할 수 있는 것은 지난 2000년 7월16일 이후 처음으로, 11년 만의 '우주쇼'를 지켜본 시민들은 저마다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남산 팔각정에 모인 연인들은 서로 껴안은 채 추위를 이겨가며 월식을 지켜봤다.

남유정(23.여)씨는 "인터넷에서 얘기를 듣고 남자친구랑 천호동에서 남산까지 일부러 왔다"며 웃었다.

서울 성북구의 북악스카이웨이에서는 달 구경을 나온 시민들을 위해 가로등이 전부 소등됐으며, 차를 갖고 나온 연인들로 도로가 가득 차는 바람에 경찰이 불법주차를 자제하라고 나서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회사원 정병헌(27)씨는 "일주일 전부터 여자친구랑 오자고 했다. 다음 개기월식은 2018년이라던데 그때는 이런 낭만을 즐기기엔 좀 늦은 아닌가 싶었다"며 "평소에 하늘을 올려다 볼 일이 없는데 생각보다 청명하고 달이 잘 보인다"며 즐거워했다.

이날 인터넷 공간도 개기월식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한 포털사이트의 아마추어 천문동호회 '별하늘지기'에는 "서울 서쪽에서 월식을 볼 곳을 '급' 찾는다", "일산사시는 분들 호수공원으로 오세요"라는 등 월식 관찰을 함께할 '번개' 모임 공지글이 수십건 올라왔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트위터 사이트에도 DSLR 카메라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월식 사진이 계속 업데이트돼 눈길을 끌었다.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은 시민들도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 중계 링크를 공유하며 개기월식 관측에 동참했다.

이날 오후 8시31분 달에 지구의 그림자가 비치기 시작하는 반영식을 시작으로 11시32분에는 달이 지구 본그림자 속에 완전히 들어가는 개기월식이 절정에 달했다.
이번 월식은 11일 오전 2시32분에 끝난다. 우리나라에서 관측가능한 다음 개기월식은 2018년에나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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