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 '시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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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시위자들을 나쁘게 보는데 서울시장도 물론 골치 아프다”고 현장에서 쏟아지는 민원 세례에 푸념을 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시민운동가였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15일 서울의 한 지역 민간 어린이집을 방문해 보육시설 부족문제를 제기하는 학부모들을 만나서 현장에서 쏟아지는 민원 세례에 대해 한 얘기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보육시설이 크게 부족하다는 언론의 보도도 여러분이 계속 떠들어서 나온 것 아닙니까"라며 "행정은 시민의 요구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시위자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시사 잡지인 타임지가 이날 2011년 올해의 인물로 ‘시위자(Protester)'를 선정했다.

 

올해의 인물(Person of the Year)은 《타임》이 선정하여 발표하는 그 해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타임지는 지구촌을 개혁과 민주화의 함성으로 가득 메운 ‘시위자’가 올해 단연 뉴스와 논란의 중심에 섰음을 강조하며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중동 아랍권에서 번진 자스민 혁명으로 튀니지와 이집트, 리비아 국민 시위자들은 권력에 맞서 수십 년 독재자를 몰아냈고 시리아 예멘 바레인에서도 정권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심장인 월스트리트에서는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아래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에서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지적하는 반 월가 시위대로 떠들썩하다.

 

이에 타임지는 “올해는 ‘아랍의 봄’으로 시작되어 러시아 시리아 유럽 미국 등 세계 각지의 시위로 끝맺고 있다”며 “기존 체제에 저항해 세계의 정치질서를 다시 짜고 민중의 힘에 대한 정의도 재정립했다”고 평가했다.

 

타임은 또 민주주의(Democracy) 어원은 데모(demo)=사람이므로 민주주의는 사람이 지배하는 것이다. 투표로 실현하지 못한 곳에서 시위로 실현했다. 시위는 새로운 시대가 등장했음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시위자는 정부를 뒤엎고 통념을 바꿨고, 인간의 존엄성에 빛을 비췄으며 때로는 세상을 위험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좀 더 민주적인 곳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곳곳에서 여러 문제를 가지고 많은 시위가 있었다.

 

반값등록금, 한진중공업사태, 한미FTA 등 시위대가 제기하는 이슈들은 국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시위가 전국적, 국제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위는 아주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의사표현방법이자 주권실현의 또 다른 수단이기도 하다.

 

실제로 우리는 국민의 힘으로 독재체제를 무너뜨리고 민주정부를 수립한 자랑스런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그 수단은 역시 대규모 국민 시위대가 참여한 시위에 있었다.

 

한 가지 놀랄만한 역사적 사실은 왕조체제였던 조선시대에도 성균관 유생들이 왕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100회 가까이나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지간한 일에 대해선 조정도 눈감아 주었고, 유생들은 가두시위, 단식, 수업거부, 동맹휴학 정도로 시위를 접었던 모습도 신기하다 할 수 있겠다.

 

툭하면 극한대치를 벌이는 오늘날의 시위를 생각한다면, 시위를 너그럽게 봐준 조선 정부나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고 설득하는데 주목적을 둔 유생들의 자세가 이런 시위문화를 만들어 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강영진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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