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 정체성 원천은 제주어"
"제주인 정체성 원천은 제주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제주어보전회
박경리의 ‘토지’나 조정래의 ‘태백산맥’ 같은 작품 속에는 구수한 지역의 언어가 담겨져 있다. 이들 작품 속의 지역 언어를 통해 경상도와 전라도의 정서가 고스란히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이들 작품의 언어를 서울말로 바꾼다면 과연 어떨까?

제주에는 제주인의 삶과 정신이 오롯이 담긴 언어인 ‘제주어’가 존재한다.

그러나 제주어는 지난해 말 유네스코의 ‘소멸 위기의 언어’로 분류돼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제주어가 사라지고 있고 머지않아 소멸될지 모른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유네스코의 소멸위기 언어 등재는 그러한 위기를 인식해 더욱 발전적인 제주어 보전 정책을 펼칠 것을 주문하는 것이다.

이러한 유네스코의 주문 이전에 사라지는 제주어를 안타까워하고 이를 보전하기 위해 노력해온 이들이 있다. 바로 (사)제주어보전회(이사장 허성수)가 그 주인공.

제주어보전회의 탄생은 1998년 제주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강영봉 제주대 교수와 함께 제주어 보전에 머리를 맞댄게 시발점이다.

허성수 이사장은 “이후 제주어 보전을 위해 많은 이들이 제주어 노래와 연극, 제주어 자료수집, 녹취, 연구 등의 부단한 노력을 펼쳤고 2006년 제주대에 국어상담소가 설치된 것을 비롯해 다양한 제주어 살리기 노력들이 이어졌다”며 “이러한 노력으로 2007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지역 언어를 살리기 위한 조례인 ‘제주어 보전 및 육성조례’가 제정됐고, 이듬해 1월 제주어보전회가 창립됐다”고 설명했다.

제주어보전회는 2009년부터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각 읍·면·동 대표와 다문화가족들이 참여해 제주어 구사의 참맛을 겨루는 제주어말하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는 6개월 과정의 제주어선생 육성교육 과정을 개설해 제주어의 어휘와 문법, 표기법, 제주 전통문화, 제주 설화, 제주 여성문화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제대로 된 제주어를 보급하고 있다.

제주어보전회는 내년부터 각 읍·면·동의 노인회관을 찾아 사라져가는 제주어 녹취에 나설 계획이다. 이는 노인들조차 잘 사용하지 않아 잊어버렸던 제주어를 튼내는(기억을 되살리는의 제주어) 작업으로 제주어의 어휘를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작업이라는 것이 보전회의 설명이다.

허성수 이사장은 “제주어는 제주인의 정신과 제주의 전통문화, 풍습 등 제주의 정체성을 지키는 근본적인 출발점”이라며 “도지사나 교육감, 도의회 의장 등 지역인사들이 각종 행사에서 제주어로 된 격려사나 축사를 하는 등의 작은 실천을 통해 ‘말’뿐만이 아닌 ‘행동’으로 제주어 사랑을 보여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문의 제주어보전회 723-2495.

현봉철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