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린 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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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대 이상 성인들은 어린 시절 당원의 단맛을 기억할 것이다. 작은 성냥곽만한 상자에 담겨 설탕보다 달아 짭쪼롬한 달콤함으로 남아 있다. 값이 싸 귀한 설탕 대신 먹었던 추억이다.

1년에 한번 찾아오는 운동회 날, 분말과 당원을 타면 오늘날의 과일주스가 됐다. 장독대 위에 내려 쌓인 눈을 떠서 당원을 으깨어 놓으면 팥빙수가 따로 없었다. 제주에서는 고구마 빼데기죽에도 종종 당원이 쓰였다.

어릴 때 흔히 먹던 당원이 사카린이란 것을 알 때쯤은 이미 어른이 된 후였다.

▲설탕 대신에 식료품의 단맛을 내는 데 주 원료로 쓰였던 사카린은 1966년 모 기업의 창업주가 밀수해 판매하려다 적발된 사건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른바 ‘사카린 밀수 사건’. 밀수를 할 만큼 사카린 판매는 이익이 많이 남는 장사였던 모양이다.

사카린은 인공감미료의 하나로 설탕에 비해 500배나 더 달지만, 칼로리는 거의 없다. 이름도 라틴어의 설탕을 의미하는 ‘ Saccharum’에서 따왔다. 우리의 식품첨가물공전에서는 ‘사카린나트륨’으로 표기됐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유해물질이라는 논란 속에 소량의 사카린이 어육가공품과 절임식품 등에 사용되고 있다.

▲내년 초부터 사카린이 추잉껌과 소주 등 일부식품에서 사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일 소스류, 탁주, 소주, 추잉껌, 잼류, 양조간장, 토마토케첩, 조제커피 등 8개 식품에 대해 사카린 사용기준을 신설하는 내용을 행정예고했다. 하지만 어린이 기호식품을 만드는 업체에서는 소비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사카린 사용 확대에 대한 불만의 소리도 들린다.

어쨌든 과거 발암물질 논란의 중심에 섰던 사카린이 다시 돌아왔다. 단 기준치 이내로만 섭취할 경우 유해하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평가에 의해서다.

소주에는 쓴맛을 덜기 위해 단맛을 내는 감미료를 첨가한다. 지금까지 소주에는 천연 감미료인 스테비오사이드가 첨가됐다. 설탕의 200배나 된다. 이제 이보다 더 센 사카린 소주가 나온다. 그러고 보니 당원의 추억과 함께 사카린을 첨가한 소주맛은 어떠할지 궁금하다.



김홍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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