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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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하드웨어(Hardware)가 아니라 소프트웨어(Software)의 시대다. 15년 전 퍼스널 컴퓨터가 국내에 처음 등장하던 시절부터 꽤 오랫동안 컴퓨터를 사면 소프트웨어는 무상으로 제공받았다. 물론 그 가운데 불법으로 복제된 것들도 많았을 것이다. 아무튼 우리의 관념은 하드웨어에 수반되는 부속물로서 소프트웨어를 이해했다. 그런데 지식이 재산권으로 인정되면서 소프트웨어의 가치는 올라가고 컴퓨터 가격의 수십 배나 되는 소프트웨어도 부지기수인 시대가 되었다. 바야흐로 소프트웨어의 시대가 된 것이다.

예전에 일등 신랑감의 조건은 번듯한 직장이 있어야 하고 키도 크고 잘생겨야 했다. 즉 하드웨어가 중요한 요소였다. 그런데 요즘엔 키 작고 못생겨도 유머가 있는 사람을 배우자로 택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어르신들이 생각할 때는 요즘 젊은 아이들의 결혼관에 대해 인상을 찌푸릴 수 있겠지만 아무튼 시대가 바뀐 것이다. 굳이 유머로 예를 들어서 그렇지 어떤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하는 무형의 자산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된 것임에는 틀림없다.

이제는 사람이 자산인 시대이다. 이전에는 농사지을 땅을 많이 보유한 것이 재산의 척도였다. 또 노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손의 수가 많으냐 적으냐가 바로 재산의 척도였다. 이제는 똑똑한 사람이 몇 명인가가 바로 사회의 자산이다. 단지 머리 하나만 들고 회사에 들어가 억대의 연봉을 받는 직장인도 수두룩한 시대가 되었다. 그 사람들은 과연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기에 억대의 연봉을 받을까? 직장에서 1억원을 연봉으로 받기 위해 3배인 3억원을 벌어주어야 할 터인데. 일년 52주에 주당 근무시간 40시간을 곱하면 2000시간 정도이고 1억원의 연봉을 받기 위해 시간당 15만원, 하루에는 120만원을 벌어들여야 하는데, 과연 뭘하면 한 사람이 시간당 15만원을 지속적으로 벌 수 있을까?

이제는 똑똑한 사람을 사회에 수용하는 것이 재산인 시대가 되었다. 사람은 잘 키우면 사회의 인재(人才:재료)가 되지만 잘못 키우면 식구(食口:먹는 입)이 된다. 제주에 국제컨벤션센터를 건설하여 국제회의산업을 육성함으로써 관광산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제주가 재도약하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생각은 이 시대를 잘 읽고 내린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유형의 재화를 거래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것보다 무형의 재화의 거래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더 크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컨벤션센터 건립에 180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었고 이제 곧 완공돼 개장할 것이다. 그렇다면 국제회의를 유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에는 얼마나 투자가 되었는지 궁금하다.

국제회의는 컨벤션센터의 직원이나 제주도의 공무원이 발로 뛰어서 유치하는 것이 아니다. 컨벤션센터는 국제회의를 유치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고 직원은 그 운영자이다. 국제회의 유치는 PCO(Professional Convention Organizer), MP(Meeting Planner)와 같은 전문 에이전트가 담당할 일이다.
그런데 지금 제주에 이런 전문인력을 육성할 수 있는 기관이 얼마나 되는가? 혹은 이런 전문인력이 어디에 파견되어 열심히 양성되고 있는가? 정말로 궁금하다.

현재의 상황은 영화 스튜디오를 차려놓고 돈이 벌리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누군가는 영화를 찍어야 돈이 벌릴 것이 아닌가? 영화 스튜디오를 차려놓고 누군가가 여기에 와서 영화를 찍어주기만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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