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띠 해 이야기
용띠 해 이야기
  • 한애리
  • 승인 201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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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해에 이어 굉장한 해가 왔다. 용띠해다. 10천간중 검은색을 뜻하는 ‘임’(壬)과 12지(十二支)중 용을 의미하는 ‘진’(辰)이 결합해 60년 만에 한번 찾아온다는 ‘흑룡해’다.

 

‘힘의 원천’, ‘영웅의 용기’, ‘진리와 빛’으로 상징되는 용은 실존하지 않는 상상속 존재이지만 동물의 우두머리로 항상 위대하게 등장한다.

 

임금이 입는 옷을 ‘용포(龍袍)’, 얼굴을 ‘용안(龍顔)’이라 했을 정도이니 어느 정도의 위력인지 쉬이 짐작하고도 남음이다.

 

용의 해는 사방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고 웅장하며 기분이 들뜨는, 거대하고 야망이 넘치는 대담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 소매를 걷어부치기 쉽다. 용의 ‘불굴의 정신’은 모든 것을 실제 크기보다 크게 부풀리기 때문에 이 해에는 힘이 넘치고 한껏 부풀어 오른 스스로를 발견하기 쉽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에는 우리 자신 또는 자신의 잠재력을 과대평가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사물들이 실제보다 과장되어 보이기 때문이다.

 

자애로운 용은 행운과 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결혼과 출산, 새로운 사업의 시작에 경사스러운 해로 통한다. 지난 연말 서둘러 결혼하려는 신혼부부 때문에 기이하게 11월과 12월 결혼식장 예약난을 빚는 사례가 속출했던 것도 다 여기서 기인한 것이다.

 

용띠 해에는 행운뿐만 아니라 재앙도 크게 다가온다. 이해는 놀라운 사건들과 격렬한 자연현상이 많이 기록되는 해이다.

 

조선 건국 8년 후인 1400년 ‘용들의 전쟁’이 펼쳐졌다. 이성계의 아들 간 권력투쟁인 이른바 ‘제2차 왕자의 난’이 일어났고 다섯째 왕자인 이방원이 형 방간을 몰아내고 실권을 완전히 장악해 ‘용’이 된 해도 바로 용의 해였다.

 

특히 12지중에서 다섯 번째인 용은 봄을 상징하고 비를 관장하여 부귀와 풍요를 의미하는 길조의 수호신으로 숭배됐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에는 용과 관련한 지명이 유난히 많이 포함돼 있다. 총 150만여 개의 지명 가운데 1261개의 지명이 용과 관련된 것이며, 도내에 용(龍) 전설이 남아있는 지명은 12개가 된다.

▲용두암=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제주시 용담동 용두암이다.

 

용두암에는 용두암 용궁에 살던 용 한 마리가 하늘로 승천하고자 했으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바위가 되어버린 슬픈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한라산 신령의 옥구슬을 가지면 승천할 수 있다는 것을 안 이 용은 옥구슬을 몰래 훔쳐 용연계곡을 통해 무사히 몸을 숨겨 내려왔으나 용연이 끝나는 바닷가에서 승천하려다 들키고 말았다. 하늘을 날다 한라산 신령의 활을 맞고 바다에 떨어진 용은 승천하지 못한 한과 고통으로 몸을 뒤틀며 울부짖는 형상으로 굳어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용과 관련한 지명과 풍경이 유명하기로는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용머리 해안도 마찬가지다.

▲사계리 용머리 해안=바닷속 세 개의 화구에서 분출된 화산쇄설물이 쌓여 만들어진 해안으로 성산일출봉, 수월봉과 달리 화구가 이동하며 생성된 지형적 가치가 크다.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수성화산이며 해안의 절벽은 오랜 기간 퇴적과 침식에 의해 마치 용의 머리처럼 보인다.

사계리 용머리해안은 지난해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용머리에 관해 전해지는 전설은 중국의 시황과 관련이 있다.

 

중국의 시황은 천하를 통일했으나 늘 자신이 이룩한 왕국이 위협을 받을까 전전긍긍하다가 만리장성을 쌓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또 탐라섬에 왕후지지(王侯之地)가 있다는 예언은 제왕을 더욱 염려스럽게 했다.

 

시황은 땅속을 훤히 보는 풍수사 호종단을 파견하여 탐라섬의 맥을 끊고자 했다. 호종단은 구좌읍 종달리로 들어와 남쪽으로 차근차근 혈과 맥을 끊어나갔는데 산방산에 도착해 주변을 살펴보니 산의 맥이 곧바로 앞 바다로 뻗어내려 막 태평양으로 나가려고 용머리가 꿈틀 대고 있었다.

 

그 때 호종단이 한달음에 산을 내려가 막 고개를 내밀고 바다로 나가려는 용의 꼬리를 한 칼에 쳐 끊고 다시 잔등을 내리쳐 끊은 다음 머리를 내리치려고 하자 검붉은 피를 솟구쳐 오르며 바위로 굳은 것이 용머리 해안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산의 분화구에 용이 누워 있다는 전설이 있다는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의 용눈이오름, 제주시 용담1동과 2동 경계에 있는 못으로 용이 살아있다는 용연,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용두동과 한경면 용수리 등도 용과 관련한 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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