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그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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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보장된 자리와 역할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누구든지 그 상황을 뒤로 하고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곳으로 떠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미지의 세계는 새 희망을 잉태한 기회의 땅이기도 하지만, 모든 것을 한순간에 앗아가 버릴 수도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새로움을 찾아 나서는 이들의 모습은 선명하게 남는다.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가 시즌을 마감한 후 제주유나이티드의 김은중 선수가 강원FC로 이적한다는 보도를 접했다.

 


체육담당 시절 제주유나이티드의 캡틴으로 맹활약하던 그의 모습이 뇌리에 남아있던 터라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

 


김은중은 만년 하위를 면치 못하던 제주의 돌풍의 주역이었다.

 


2010년에는 우승팀을 제치고 준우승팀에서 정규리그 MVP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나이는 많지만 팀의 핵심인 김은중은 제주에서 안정된 선수생활이 보장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김은중의 강원행은 이번에도 자신의 선택으로 귀결됐다.

 


사실 김은중은 FC서울에서 중국 진출을 비롯해 여러 차례 어려운 길을 택한 바 있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전하지 않으면 발전이 없고, 보이지 않는 비포장도로를 갈 수 있는 건 바로 도전정신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말을 했다.

 


서른세살 김은중이 최하위팀을 찾아 강릉에 정착할 무렵인 지난해 말의 일이다.

 


우연하게 제주로 여행 온 대학시절 스승을 모시고 식사할 기회가 있었다.

 


20여 년 만에 만난 스승은 어느새 고희(古稀)를 넘겼지만 학창시절 못지않게 건강해 보였고 활력이 넘쳤다.

 


학문의 길에 정진하고 있는 스승은 그 자리에서 다음날 출간된다며 갓 구운 빵처럼 뜨끈뜨끈한 저서를 제자들에게 선물로 건넸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바로 그 책이 스승의 집안에서 출판됐다는 사실이다.

 


스승은 현업에서 은퇴한 후에도 연구에 매달리며 성과를 널리 알리고 싶었다.

 


그러나 학교 교재도 아니고 소설물도 아닌 역사학 서적은 당장 큰 돈으로 연결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알게 모르게 여러 가지 제약을 느끼게 되자 스승은 아예 가족 명의로 출판사를 차린 것이다.

 


노(老) 스승은 헤어지기에 앞서 제자들에게 친구와 함께 밥 먹을 돈이 있으면 더 좋고, 아니면 라면이라도 먹으면 된다며 “나도 도전하고 있잖아”라고 의미심장하게 한 마디를 던졌다.

 


꿈과 도전이 젊음의 특권이라면, 이들의 사례에서 보듯 젊음은 물리적 나이와는 무관한 것이다.

 


지난해 말에는 주위의 가까운 선배와 후배도 안정적인 자리를 뒤로 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다.

 


1년은 12달이고, 53주간이며, 365일이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8760시간이고, 52만 5600분이며, 3153만 6000초다.

 


이렇게 볼 때 2012년도 어느새 18 분의 1이 지나갔다.

 


해가 바뀔 때면 누구나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나름대로 계획을 세운다.

 


지금쯤이면 나를 포함해 계획을 까먹거나 어그러져 실망감을 느끼는 이들도 생겨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낙담하고 포기하기에는 이른 것같다. 기회가 한 번 더 남아있기 때문이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첫날은 음력 정월 초하룻날인 설날부터다.

 


‘흑룡의 해’ 임진년이 이제야 밝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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