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계층구조에 대한 의견 - 양영철 제주대학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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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군이 발전 걸림돌 사고 문제 정확한 자료 객관적 진행 필수"
최근 제주도는 계층과 구역조정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그러나 계층구조 개편이 매우 어려운 문제임에도 매우 간단하게 논의가 진행되는 것같아 우려가 된다.

그러면 정말 제주도는 다른 지역처럼 2계층이기 때문에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가. 제주국제자유도시는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는데 시와 군이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우물쭈물하고 있는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주도내 계층구조를 논의하기 전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점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첫째, 계층구조 개편, 즉 시.군을 없애고 도로 단일계층으로 하면 비용이 절감되고 정책결정과정이 신속해지기 때문에 국제자유도시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제주도발전연구원이 제시한 내용에 따르면 시와 군을 없애면 제주도 공무원이 40% 줄어들고 그래서 연간 490억원이 절약된다고 한다.

시와 군이 없다고 해서 시와 군에서 했던 업무도 없어지는가.
누군가가, 어디에선가 그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데 그 비용은 어디에서 충당해야 하는가.

결국 그 비용이 그 비용이기 때문에 비용 절감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각종 연구 결과에서 제시되고 있다.

둘째, 시와 군이 없어지면 제주도에는 제주도청만 남는다. 제주도는 제주도내에 독점 정부가 되는 것이다. 독점 정부는 경쟁을 허용하지 않는다. 경쟁이 없는 정부는 비효율적이고 독재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셋째, 지방자치단체의 업무는 큰 것과 작은 것이 있다. 큰 것이 제주도 전체에 속하는 것이면, 작은 것은 그 지역에만 관련 있는 것이다. 제주도 전체에 관련 있는 것은 제주도가, 농촌에 관련 있는 자치업무는 군이, 시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업무는 시가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것을 무시하고 모두 도로 통합하자는 것은 비효율을 자초하는 것과 같다.

큰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 통합했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며 그로 인한 부작용을 우리는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자치정신이 언제나 존중되도록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도가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시와 군, 도민 대표인 도.시.군 의원이 중심이 되어 계층구조에 대한 논의를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제주발전연구원은 현재와 같이 단일 계층에 대한 주장을 앞장서서 하여 정치적 논쟁 한가운데 있기보다는 계층과 구역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과학적인 정확한 자료를 제시해 이 계층구조 논의를 좀더 객관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제자유도시는 계층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중앙정부의 지원, 도 내부 행정흐름의 대폭적인 개선이 선행돼야 원활하게 진행될 것인데 제주도 행정은 자꾸 다른 쪽만 쳐다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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