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의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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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대 제주도의회의 역할을 판가름하는 제주도의회 정례회가 20일 28일간의 회기로 개회된다.

제주도의회가 지난 7월 개원된 이후 여러 차례 임시회가 있었지만 이번 정례회는 7대 의회가 과연 도민의 대의기구로서 제 역할을 다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를 판단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정례회에서는 제주도정과 교육행정의 잘잘못을 따지는 행정사무감사가 7대 의회 개원 후 처음으로 실시되고 내년도 제주도의 살림살이를 심의하는 막중한 책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제주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는 행정기관의 업무 운영실태를 파악하고 모든 단계에서 적정운영 여부와 공무원의 기강 위배사항을 검토.분석해 이에 대한 시정 또는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정례회에 임하는 도의원들은 행정기관의 업무 운영실태와 공무원의 기강 위배사항에 대해 정확하고도 체계적인 검토 분석을 해야 한다.

이제 지방자치제가 부활된 지 10년이 넘어서는 시점에서 준비없이 그날 그날을 때우는 식의 구태를 재연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지방의회가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면서 준비없이 감사에 임해 다른 의원이 질의한 내용을 재탕하거나 집행부가 제출한 자료를 펴놓고 현황 보고를 확인하는 등 교과서 진도 나가는 듯한 감사행태, 대안 제시없는 일회성 질문 등으로 실망만을 느껴왔던 것도 사실이다.

행정사무감사라고 해서 무조건 목소리만 높여 집행부를 질타하거나 쓸데없는 호통과 반말투 질문도 결코 바람직한 의정활동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집행부의 잘못된 행정에 대해 침묵하거나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고 덮어두려 하는 것 역시 지방의원으로서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물론 몇몇 의원들은 준비를 철저히 해 집행부의 잘못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예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는 도민들의 만족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철저한 준비와 업무에 대한 분석만이 진정한 지방자치에 배가 고픈 도민들을 만족시킬 수 있음을 의원들이 스스로 알아야 한다.

내년도 살림살이인 예산 심의는 행정사무감사 못지않게 중요하다. 아니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예산심의를 어떻게 했느냐가 제주도의 발전과 함께 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예산심의 관행인 지역구챙기기, 감정적인 예산 삭감 등 관행을 없애야 한다.

또 삭감된 예산을 그냥 예비비로 편성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예산심사도 이제는 탈피해야 한다.

꼭 필요한 사업이 있거나 예산이 더 필요한 사업이 있다면 삭감한 예산을 새롭게 편성하거나 증액하는 전향적인 예산심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만 불필요한 예산에 대해서는 과감히 삭감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제주일보가 지난달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방의회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해 상당수 도민들이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해 이번 정례회를 계기로 제주도의회가 거듭나야 한다.

지방의회 의원들은 무보수 명예직임을 알고도 스스로 도민을 대변하겠다고 나선만큼 사심을 버리고 오로지 지방자치의 발전과 함께 제주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자세를 갖춰야 한다.

그렇게 할 때만이 진정한 지방자치에 목이 마른 도민들의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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