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청장의 ‘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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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있는 동안 제주사람이 될 것입니다. 제주를 떠날 때도 도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습니다.”

 

정철수 제주지방경찰청장이 지난해 11월 28일 취임한 후 얼마되지 않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한 마음가짐을 강조하면서 언급한 말이다.

 

그는 자신의 주민등록주소지를 서울에서 제주로 옮기는 행동에도 나섰다.

 

그는 앞으로 후임 청장에게도 새로운 전통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기대감도 가졌다.

 

그의 이 같은 행보는 고객 만족을 위한 도민과의 소통으로 이어지는 제주 경찰의 변화를 기대하게 했다.

 

그는 당시 임기 중 중점을 둘 3대 분야로 농축산물 절도 사전 예방, 밤거리 치안 확보, 도민에 대한 친절을 꼽았다.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직원들도 합리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청장의 지시를 잘 따랐다.

 

그는 일선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서를 자주 찾아 직원들의 귀에 기울였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을 활용해 경찰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의견도 수렴하고 있다.

 

교통사망사고 현장을 직접 찾아 사고 원인에 대해 파악하는 한편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등 ‘도민 중심·현장 중심’의 행정도 펼치고 있다.

 

그는 올 들어서는 3대 중점 과제로 농산물 절도 예방 외에 교통문화 개선,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화두로 내세웠다.

 

감소하던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증가세로 반전되고 2년 연속 100여 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상황, 도내 모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상습적으로 선배들에게 금품을 갈취당하고 피라미드식으로 상납되는 현실을 들여다보면 시의적절하기도 하다.

 

정 청장이 제주에 온 지도 벌써 60일. 짧은 시간이지만 이 처럼 직원들과, 도민들과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도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후속대책 발굴은 더디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지난 17일 ‘학교폭력 근절 범도민 대책회의’, 18일 ‘교통안전·질서확립 원년의 해 선포·서명식’이 대대적으로 열렸지만 제주도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제주형 정책은 눈에 별로 띄지 않는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교통사망사고, 농촌지역 빈집털이, 한라봉 절도 등 농심을 울리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설 명절 연휴기간에는 한 경찰관이 만취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내 물의를 빚으면서 조직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사건도 발생했다.

 

그런데 제주경찰은 본청에서까지 ‘경찰관 음주운전 특별경보’를 발령하는데도 이 사건에 대해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다.

 

그가 취임 인터뷰를 통해 “경찰활동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가치는 고객만족”이라며 따뜻한 경찰, 공정하고 신속한 업무처리를 밝혔던 대목을 떠올리게 하는 순간이다.

 

그의 트위터에 올라있는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가 새삼 생각이 난다. ‘세 사람이 길을 같이 걸어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는 글귀처럼 도민들과의 소통을 더 넓혀 해법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제주경찰을 떠나는 날, 누구보다 제주도민을 아끼고 사랑했던 제주청장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 신년 메시지처럼 그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김재범 사회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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